경북도 ‘한옥 대중화’ 속도 높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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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형 한옥모델 32점-설계도 공개… 편의성 갖추고 난방효율은 높여
건축비 지원해 한옥 보급 본격화

김관용 경북지사(왼쪽 두 번째)가 20일 경북형 한옥 모델 선포식에서 도리를 기둥에 박고 있다. 도리는 서까래를 받치는 기둥 위에 건너지르는 나무이다. 경북도 제공
김관용 경북지사(왼쪽 두 번째)가 20일 경북형 한옥 모델 선포식에서 도리를 기둥에 박고 있다. 도리는 서까래를 받치는 기둥 위에 건너지르는 나무이다. 경북도 제공
경북도가 한옥 대중화에 집중하고 있다. 경북 주택문화의 격을 높이고 관광자원화 사업으로 연결할 계획이다.

도는 최근 경북형 한옥 모델 선포식을 열었다. 경북건축사협회와 한옥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한 모델 32점과 표준 설계를 공개했다. 전통미와 정체성, 편의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옥 보급의 걸림돌인 공사비와 난방 효율을 개선한 점이 특징이다.

경북도는 지난해 한옥 전문가 45명이 참여하는 포럼을 구성하고 모델 개발을 시작했다. 설계와 시공, 목재 등의 분야로 소위원회를 별도로 만들어 개발 속도를 냈다. 수차례 현장 방문과 회의를 거쳐 ‘ㄱ’ ‘ㄷ’ ‘ㅁ’ ‘ㅁ확장형’ 등 4가지의 생활 한옥 모델을 만들었다. 이 기본 형태를 바탕으로 다양성을 살리는 한옥 구조를 연구했다. 주거생활과 사무실을 갖춘 소규모 자영업 형태나 마당을 취미 및 여가 공간으로 활용토록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건축자재를 부품화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공사 기술도 개발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해 공사기간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 전통 한옥이 알매(서까래 위에 얹는 흙)를 넣은 뒤 기와를 올려 짓는 것과 달리 합판과 단열재에 기와를 올리는 방식을 도입했다. 인건비와 재료비를 아끼고 지붕의 무게는 70%가량 줄인다. 목재는 소나무 외에도 느티나무 삼나무 등으로 범위를 넓혔다. 나무를 여러 겹으로 붙여 굵은 기둥을 만드는 방법도 찾아냈다. 문은 창호지 대신 이중유리로 처리해 단열 효과를 높였다.

현재 한옥 건축비는 3.3m²당 1000만 원이 넘지만 경북형 모델은 600만 원 정도다. 도는 연말까지 개발 모델 가운데 일부를 국토교통부 표준설계도서에 등록한다. 이 모델로 한옥을 지으면 설계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이재윤 경북도 건축디자인과장은 “경북형 한옥은 주변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현대 생활을 하는 데 편리하다”며 “춥고 불편하다는 인식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북도는 올해 한옥 보급을 본격화한다. 지난해 12월 제정한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조례’에 따라 10가구 이상 한옥이 있는 마을 등에서 신축하면 최대 4000만 원을 지원키로 했다. 50채의 신축 지원 예산도 확보한 상태다. 이와 함께 6월에는 경북개발공사와 함께 안동 도청 신도시 안에 조성하는 한옥시범마을 73필지를 분양한다. 우선 시범 한옥 10채를 건립해 방문객에게 우수성과 실용성을 홍보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통과 멋을 체험하는 새로운 명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도는 2027년까지 700채 규모로 늘릴 예정이다.

경북도는 한옥 건축비와 난방비 절감 방안을 꾸준히 개발한다. 2018년까지 전체 한옥 19만4000여 채를 조사할 방침이다. 우수 자원이 모여 있는 한옥 마을은 모범 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한다. 김관용 경북지사는 “우리 고유의 문화를 계승한 경북형 한옥 모델을 널리 보급해 국가의 품격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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