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주간지 “한국 대치동, 학원 들어가기 위한 ‘새끼학원’ 까지 등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1일 22시 45분


사교육 열풍에 신음하고 있는 한국에서 ‘유명 입시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학원’ 즉 새끼 학원까지 등장했다고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9일 보도했다.

한국 사교육의 메카인 강남구 대치동의 유명 학원들은 자체 입학시험을 치른다. 점수가 낮으면 돈을 내도 이 학원에 들어갈 수 없다. 유명 학원의 입학 시험을 도와주는 학원, 이른바 ‘새끼 학원’이 등장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새끼 학원의 마땅한 번역어를 찾지 못한 이코노미스트는 ‘sekki hagwon’이란 다소 우스꽝스럽게 들리는 한글 발음을 고스란히 영어로 옮겼다.
새끼 학원에 다닌다는 것은 대치동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부끄러운 일로 받아들여진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이 때문에 새끼 학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이 사실을 숨기고 새끼 학원 또한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명 학원에 진학한 후에도 새끼 학원을 찾는 학생들이 여전히 많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유명 학원의 강도 높은 선행학습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버거워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은 일주일에 2번 정도 새끼 학원에 가서 선행학습을 받기 위한 공부를 한다.

아직까지 새끼 학원은 대치동에만 국한된 현상이지만 많은 한국 시민단체들은 새끼학원 유행이 조만간 대치동 밖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14년 한국 가계의 사교육비 지출은 18조 원(약 150억 달러)로 전체 가계소비의 10%가 넘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집계한 GDP 대비 사교육비 지출 비중에서도 한국은 약 0.8%로 OECD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0.3%), 일본(0.2%) 등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하정민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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