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월인석보 등 보물 18점, 10월 경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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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파산한 부산저축銀서 확보

예금보험공사가 파산 저축은행으로부터 확보한 월인석보(月印釋譜·사진) 등 보물 18점을 10월 경매 시장에 내놓기로 하고 매각주간사 회사로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을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값진 문화재들의 새로운 주인이 누가 될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월인석보는 1459년 조선 세조가 죽은 아들을 기리기 위해 펴낸 것으로, 세종의 ‘월인천강지곡’과 자신의 ‘석보상절’을 합하여 엮은 석가의 일대기다. 조선시대의 목판 인쇄기법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로 보물 제745호로 지정돼 있다.

월인석보는 우여곡절 끝에 예보까지 오게 됐다. 검찰은 2011년 부산저축은행의 수조 원대 비리를 수사하다 이상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민영 당시 부산저축은행장이 사업가 심모 씨로부터 이유를 알 수 없는 돈 10억 원을 건네받았던 것이다. 수사팀은 김 행장을 추궁해 그가 심 씨에게 월인석보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전남 강진으로 유배됐을 때 남긴 필적 하피첩, 조선 왕조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 3권 등 보물 18점을 팔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불교문화재 수집가로 널리 알려졌던 김 행장이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의 ‘컬렉션’을 10억 원에 황급히 넘겼던 것이다. 결국 김 행장은 검찰에 보물 18점과 고서화 950여 점을 제출했다.

이 문화재들은 검찰을 거쳐 파산 저축은행 자산을 매각해 그 재원을 피해 예금자들을 위해 활용하는 예보로 넘어왔다.

한편 이와 별개로 예보는 21일부터 보유 미술품 236점을 온라인 경매를 통해 매각한다. ‘선로의 여행길’(천롄칭) 등 중국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나올 예정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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