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돌고래 재판’ 주인공 복순이 태산이도 고향 간다

2013년 국내에서 처음 열린 ‘돌고래 재판’의 주인공인 남방큰돌고래 ‘복순이’(17·암컷) ‘태산이’(20·수컷)가 고향으로 돌아간다. 2009년 봄 제주 앞바다에서 불법 포획된 지 6년 만이다.

불법포획 돌고래 야생방사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해양관리공단 관계자는 “최근 공단과 해양수산부, 서울대공원 등이 참여한 실무회의에서 복순이와 태산이를 다음 달 14일경 제주 가두리 훈련장으로 옮기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복순이와 태산이는 제주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에서 약 2개월간 바닷물 온도, 날씨 변화, 활어 먹이에 대한 적응훈련을 받은 뒤 자연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고래연구소 직원이 상주하며 돌고래를 보살필 예정이다”라며 “먹이 제공에 드는 비용을 동물보호단체가 함께 부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복순이와 태산이는 2009년 5, 6월 제주 앞바다에서 잡힌 뒤 제주 퍼시픽랜드 돌고래쇼에 동원됐다. 그러나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서울대공원의 ‘제돌이’와 함께 복순이와 태산이 문제도 불거졌고 대법원의 ‘몰수형’ 판결에 따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이 보호 중이었다.

건강했던 제돌이와 달리 복순이는 입이 뒤틀리고 태산이는 윗부리가 뭉텅 잘려나간 상태여서 자연 방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우울증도 심해 사육사들이 주는 먹이도 툭하면 거부했다. 하지만 사육사들의 정성스러운 보살핌 덕분에 지난해 12월 시작된 ‘활어 급여훈련’이 성과를 얻었다. 두 마리 모두 고등어 전갱이 등 활어 사냥에 성공한 것이다. 특유의 명랑하고 장난기 많은 모습도 되찾았다. 서완범 서울대공원 사육사는 “태산이는 잘린 부리에서 새살이 돋을 정도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며 “활어도 잘 잡고 우울감도 해소돼 방사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남방큰돌고래는 인도 호주 중국 아프리카 등지의 해안에 서식하며 국내에는 제주 근해에서만 100여 마리 관측된다.

이철호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