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李씨 “세월호 참사 당일 정윤회와 점심”

  • 동아일보

산케이 前지국장 재판 증인 출석… 2014년 10월 본보 보도후 연락 끊어

본보 2014년 10월 31일자 A6면
본보 2014년 10월 31일자 A6면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가토 다쓰야 전 서울지국장 재판에서 역술인 이모 씨(58)가 “세월호 참사 당일 정윤회 씨를 만났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이 사고 당일 만났다는 지난해 10월 31일 동아일보 최초 보도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씨는 “보도 이후 (정 씨와) 연락한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동근) 심리로 9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 공판에서 이 씨는 “세월호 참사 당일인 지난해 4월 1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반쯤까지 서울 평창동 집에서 정 씨와 점심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생명융합센터를 운영한다고 말한 이 씨는 “나라의 큰 사고가 벌어진 날인데 기억 못할 리가 있겠느냐”며 “그날 식사자리에 동석한 센터 측 사무총장이 메모를 해뒀고, ‘배가 침몰했는데 희생이 크다고 한다’고 말해서 분명하게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정 씨와 한 달에 한두 번 만나 군자학과 음식문화를 주제로 이야기했다고도 진술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31일 세월호 사고 당일 만났다는 동아일보 보도가 나간 이후 왕래가 끊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나도 미안하고, 정 씨도 미안했는지 서로 연락을 안 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8월 29일쯤 평소대로 안부전화를 나누던 중 정 씨가 “세월호 당일 총재님(이 씨를 지칭) 집에서 만났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하자 당일 함께 식사했던 사실을 확인해 준 바 있다고도 증언했다. 다만 박 대통령에 관한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1월 이 사건의 증인으로 출석한 정 씨가 “박지만 씨 미행 의혹 등으로 매스컴에 집중적으로 오르내릴 때 이 씨가 매일 전화해서 위로 인사를 건넸다”는 취지로 발언한 데 대해 이 씨는 “혹시 마음 상한 일이 있다면 매사 감사하는 마음으로 잊으라고 했다. 박 씨와 정 씨 사이에 끼어들 이유도, 박 씨에 대해 말할 이유도 없다”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역술인#박근혜#명예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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