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원대 방산비리 의혹’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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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63·해사 29기)이 군함의 핵심 장비 납품 대가로 수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31일 구속됐다. 정 전 총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소명되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앞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2008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 등의 수주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STX조선해양 등에서 7억7000만 원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지난달 29일 정 전 총장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4성(星)으로 예편한 정 전 총장은 지난해 출범한 방위사업비리 수사선상에 오른 인사 가운데 군 최고위급이다. 정 전 총장은 재직 때인 2008년 장남이 설립한 요트업체를 통해 해군 국제 관함식의 부대 행사인 요트대회 광고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장남이 대주주인 요트앤컴퍼니는 2008년 10월 부산에서 열린 해군 국제관함식 부대행사로 요트대회를 열었다. 여기에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이 대회 후원사 자격으로 참여했고 광고비 명목으로 7억7000만원을 지급했다. 합수단은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수감 중) 등 전현직 STX 고위 관계자들에게서 “광고비가 정 전 총장을 겨냥한 뇌물 성격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STX조선해양은 고속함 수주 관련 로비를 위해 3억8500만 원을 정 전 총장 측에 전달했으며, STX엔진은 군함 내부에 들어가는 디젤엔진을 납품하는 조건으로 3억8500만 원을 각각 나눠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전 총장이 당시 STX고문이던 윤 전사령관에게 요트앤컴퍼니에 대한 광고비 집행을 독촉했고 로비자금이 요트앤컴퍼니을 통해 정 전총장에게 전달됐다는 진술과 증거들도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3월부터 2년간 해군 참모총장을 맡았으며 재직 당시 군인복지기금 5억2000만 원을 횡령한 혐의로 2011년 기소돼 이듬해 징역 2년을 선고 받았지만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고 풀려났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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