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하느님께 이런 허망한 사고 안일어나게 부탁해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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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애절한 유가족]
첫 신고 故 최덕하군에게 어머니가 보내는 편지

故 최덕하 군
故 최덕하 군
《 세월호 침몰 당시 최초로 119에 신고한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최덕하 군의 입관식이 25일 안산산재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최 군의 어머니 김상희 씨는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경기도와 안산시는 최 군을 의사자로 지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채널A는 25일 김 씨를 만나 아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사랑하는 아들 덕하에게

덕하야 사랑해. 너와 내가 함께했던 순간은 짧지만 엄마는 너를 아주 많이 사랑했고 너 또한 엄마를 많이 사랑했던 걸 우린 서로 잘 알잖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 이 모든 것이 왜 일어났는지…. 어른들의 비양심적이고 무책임한 행동들 때문에 꽃다운 어린아이들이 물속에서 죽어간 것이 아닌지 너무나 슬프단다.

너를 잃은 아픔이 너무나 크지만 많은 사람이 널 기억해주고 기도해줘서 네가 분명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고 생각이 들어. 엄만 우리 덕하가 119에 최초로 신고했다는 것을 사실 어제(24일) 늦게야 알았어. 처음에는 나는 네 죽음을 믿을 수 없어 모든 말이 거짓이라고 생각했어. 이렇게 가는 그날까지 엄마 마음에 깊이 네 모습을 새기고 가는구나.

사랑해 아들. 우리 아들 참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럽고 장하다. 네가 엄마의 아들이라는 것이 엄마는 정말 자랑스럽다. 덕하야, 너를 사랑했던 이 소중한 순간들 영원히 간직할게. 너도 좋은 곳에 가서, 하느님 나라에 가서 엄마 기다리고 있어. 엄마 가는 날까지. 우리 꼭 다시 만나자.

그리고 아직 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네 친구들 모두 구해줘. 그 아이들이 다 구조될 수 있도록 네가 지켜주길 바라. 사랑하는 아들. 너무너무 사랑하고. 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있고. 이제 여기는 잊고 아직 물속에 있는 네 친구들을 부탁해. 그리고 배 안에 남아 있는 모든 사람들 다 구해주시라고, 다 건져주시라고 하느님께 부탁해줘.

사랑하는 아들, 안녕. 엄마 마음은 언제나 너와 함께 있을 거야. 영원히. 사랑한다 아들아. 사랑한다 아들아. 영원히 사랑한다 아들아. 우리 아들아. 너를 한 번 안고 싶다. 내 품에 안아보고 싶다. 사랑하는 내 아들아, 잘 가라. 그리고 도와줘라.

김도형 채널A 기자 dodo@donga.com
#최덕하#세월호#단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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