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자, 끝내 자살할 확률 일반인의 25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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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어도 잘지내’ 글 남기면 위험
1020 SNS통해 암시하는 경우 많아
3040 술 많이 마시거나 관계 단절
5060 “어머니 잘 모셔라” 당부

자살 시도자의 자살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2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1일 발표한 ‘2013년 자살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07∼2011년) 자살을 시도했다 응급실에서 목숨을 건진 남녀 8848명 중 결국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사람은 236명에 달했다. 이를 통계학적 방법으로 보정하면 자살 시도자 10만 명당 실제 사망자가 700명이 된다. 자살 시도 경험이 없는 일반인 자살 사망자(10만 명당 28.1명)의 약 25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자살 시도 경험자가 실제 자살로 목숨을 끊은 경우는 나이가 들수록 많았다. 60대 자살 시도자는 가장 낮은 10대에 비해 3.6배, 70대는 3.0배였다. 성별로는 남성 자살 시도자의 자살 위험도가 여성 자살 시도자의 1.9배였다. 또 남성 자살 시도자 중 절반가량은 자살을 처음 시도한 지 7개월 내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향을 보였다.

안용민 서울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남성은 일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자살시도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적다”며 “나이가 들수록 동반되는 정신 및 신체질환으로 삶의 의욕을 잃기 때문에 자살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자살 위험 징후는 연령별로도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20대 이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나 없이도 잘 지내’ ‘이젠 안녕’ 식으로 자살을 암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30, 40대는 술을 많이 마시거나 주변과 관계를 단절하는 양상을 보였다. 50, 60대 노년층은 갑자기 주변에 호의를 베풀거나, 자식들에게 ‘어머니(또는 아버지)를 잘 모셔라’고 당부하는 행동이 위험 징후로 지목됐다.

세종=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자살시도자#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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