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영어로 익히는 고전]도리언 그레이의 초상③ 양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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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부분 도덕적인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부모님(parents who taught us to be moral people) 슬하에서 자랍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 생각해 보면 우리가 정말 도덕적인 어린이였는지 의문이 생깁니다. 어린 시절 누군가의 책상 위에 남아 있는 사탕(a piece of candy left on someone's desk)을 먹거나 똑똑한 척하려고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적이 있을 겁니다. 또 우리가 마땅히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얻으려고 속임수를 쓴 적도 있겠죠(we may even cheat to get things we think we deserve).

하지만 삶은 그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도덕성을 돌려줍니다. 누군가가 우리의 거짓말을 알아챘을 때(when someone catches us in a lie), 우리는 진실을 말하는 게 낫다는 걸 깨닫습니다. 우리의 잘못된 행동을 남이 알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하는 겁니다. 또 뭔가를 훔치거나(steal) 거짓말을 하거나 누군가를 다치게 했을 때 우리는 기분이 나빠지는 걸 느끼고 행동을 멈춥니다. 이는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고통스러운 기분, 즉 양심(conscience, a painful feeling deep inside) 때문입니다. 이처럼 도덕성을 유지하는 두 가지 요인은 남들의 의견(opinions of others)과 우리 자신의 양심(our own consciences)입니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도리언은 타인을 학대하고(abuses), 약물을 복용하며(takes drugs), 범죄자들과 어울립니다(hangs out with criminals). 하지만 도리언의 영원한 아름다움(eternal beauty) 때문에 누구도 그를 의심하지 않죠(no one ever suspects). 나쁜 짓을 하기에 도리언은 너무 순수하고 결백해 보입니다. 그의 아름다움과 젊음(youth)이 범죄자가 쓰는 마스크처럼 그의 죄를 가린 겁니다.

이제 도리언에게는 도덕성을 유지하게 하는 두 가지 요인 중 한 가지, 즉 양심만이 남았습니다. 도리언은 악행을 저지르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만, 그 사실을 아무도 몰랐기에 혼자서 죄책감을 감당해야 했습니다(he must carry the guilt of it alone). 그리고 죄책감을 잊으려고 더 큰 죄악에 빠져드는 악순환이 계속되었죠.

그러던 중 바질이 도리언의 죄를 대신 받는 마법의 그림을 발견하고 그를 꾸짖습니다(admonish). 도리언의 입장에서는 난생처음으로 자신 외의 누군가가 그의 죄를 알게 된 겁니다. 이에 반응해서 도리언은 바질에게 화를 내고 그를 살해합니다(Dorian rages at Basil, and then murders him). 그리고 결국 그의 양심은 그에게 죽고 싶을 정도의 큰 고통을 줍니다(his conscience pains him so much that he wishes for death).

오스카 와일드는 도리언을 통해 우리가 악으로부터 도망칠 수는 있어도 우리 자신으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다(even if we could get away with any evil, we cannot get away from ourselves)는 걸 일깨워줍니다. ‘양심은 수천수만 명의 증인과 같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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