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호 前회장 뉴질랜드 재산, 벌금 강제집행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檢, 해외 사법공조 통해 수백억대 은닉재산 전방위 추적

26일 광주지검에 소환돼 조사받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오후 9시 10분경 형집행정지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 교도소로 이송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6일 광주지검에 소환돼 조사받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오후 9시 10분경 형집행정지 절차를 마무리 짓기 위해 교도소로 이송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검찰이 ‘일당 5억 원짜리 황제 노역’으로 거센 비난을 사고 있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72)의 국내외 재산이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224억 원의 잔여 벌금 징수를 위한 은닉재산 추적에 나섰다. 광주지검은 26일 “허 전 회장의 미납 벌금 전액을 강제집행할 수 있도록 은닉재산 파악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검찰이 파악한 허 전 회장 명의 재산은 광주 동구 금남로3가 동양저축은행 부지 846m²의 절반인 423m²(약 128평)뿐이었다. 이 땅에는 이미 D증권사 등 채권자들과 지방세 체납액을 받아내려는 광주시, 전남 나주시와 구례군 등 15곳에서 근저당을 설정하거나 압류해놓은 상태다.

검찰이 우선 확인에 나선 재산은 대주그룹이 2010년 10월 부도가 나기 직전까지 아파트 건설을 위해 매입한 부동산들이다. 당시 대주그룹은 시행사 7곳을 통해 전국 40여 곳에 땅을 사들여 보유하고 있었다. 부도 이후 대부분의 부동산은 매각됐으나 일부 부동산이 여전히 사실상 허 전 회장의 소유일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실제로 광주지방국세청은 2010년 12월 아파트 시행사인 B사 명의로 돼 있던 경기 광주시 오포읍 6만6115m²(약 2만 평)의 실제 소유자가 허 전 회장인 사실을 밝혀내 가압류를 해놓았다. 이 땅은 다음 달 7일 3차 경매가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지방국세청은 “이 땅의 최저 감정액이 266억 원이며 최저 경매가가 166억 원이어서 미납 국세 134억 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허 전 회장의 부인 황모 씨(58)가 회장으로 있는 ㈜HH레저가 운영 중인 담양다이너스티 골프장을 주목하고 있다. 광주지역에서는 허 전 회장과 황 씨의 성(姓) 영문 이니셜을 딴 HH레저를 통해 허 전 회장이 재산을 관리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미 압류돼 있는 허 전 회장 소유 그림 115점, 도자기 26점도 징수가 가능한 재산이다. 이 중 가장 고가로 추정되는 미술품은 천경자 화백의 스케치 작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허 전 회장의 해외 재산이다. 허 전 회장은 2002년부터 뉴질랜드에서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고 대주그룹은 2004년 여기에 500억 원을 투자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와 관련해 대검찰청은 뉴질랜드 검찰을 통해 허 전 회장이 이사로 등재된 뉴질랜드 소재 회사가 KNC건설 등 6곳인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 회사의 자산이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학생 신분인 허 전 회장의 아들이 KNC건설 주식 100만 주를 소유하고 있고 허 전 회장은 KNC건설엔지니어링의 지분 46%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허 전 회장의 재산이 확인될 경우 뉴질랜드 당국과의 사법공조를 통해 벌금 강제집행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허 전 회장의 은닉재산이 파악되면 우선적으로는 체납 국세 134억 원과 지방세 26억 원을 징수하는 데 쓰인다. 금융권 채무도 233억 원에 이른다.

※ 허재호 전 회장 소유 또는 추정 재산

-광주 동구 금남로3가 동양저축은행 부지 423m²
-경기 광주시 오포읍 땅 6만6115m²
-천경자 화백 그림 등 미술품과 도자기 141점
-뉴질랜드 소재 KNC건설 등의 자산 및 지분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허재호#국내외은닉추정재산#은닉재산#해외 사법공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