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발전기금 11억 ‘아름다운 후배 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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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졸업 이종우 한국호머 회장, 송암장학회 만들어 학생들 지원

영남대 기계공학부 송암장학생들이 이종우 회장 부부(왼쪽)에게 얼굴 캐리커처를 선물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영남대 기계공학부 송암장학생들이 이종우 회장 부부(왼쪽)에게 얼굴 캐리커처를 선물하고 있다. 영남대 제공
“노력하는 후배가 되겠습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워요.”

영남대 기계공학부 선후배의 끈끈한 ‘정(情)’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이종우 씨(73)는 9일 모교를 찾아 후배를 위한 장학금 1억 원을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내놨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건축자재 중소기업인 ㈜한국호머를 경영하는 이 회장은 2002년 이후 후배들을 위해 내놓은 발전기금이 11억1300만 원이다. 기계공학부는 그의 호를 딴 송암장학회를 만들어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돕고 있다.

그동안 장학생으로 선발된 11명 가운데 6명은 졸업해 취업했으며 5명은 재학생이다. 이 장학금으로 공부해 2010년 LG디스플레이에 취업한 윤정기 씨(29)는 “회장님의 장학금은 내 삶의 소중한 행운”이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세부터 공군 군무원으로 근무하면서 1964년 영남대 기계공학과 야간과정에 입학했다. 졸업 후 건축자재 제조업체를 1977년 창업했다. 기계공학 실력을 발휘해 서울의 63빌딩과 LG트윈타워 건축에도 참여했다. 건실한 경영으로 1984년에는 노동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영남대는 이 회장의 뜻을 존중해 지난해 11월 8일 교내 중앙도서관 잔디밭에 그의 흉상을 세웠다. 송암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은 1년을 맞아 이 회장을 초청했다. 학생들은 이 회장과 부인 신광순 씨(73)를 위해 두 사람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캐리커처를 준비해 선물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예정에 없던 장학금 1억 원을 쾌척해 주위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 회장은 “후배들이 나라를 이끌 인재로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며 “송암장학회가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암장학금으로 공부하는 4학년 정인지 씨(27)는 “인생의 스승이 되어준 회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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