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 조형예술학부 주도로 미술작품 100여점 교내 설치
지역 작가 작품들도 곧 전시하기로
11일 인천대에서 ‘교내 미술작품 설치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조형예술 학부 주도로 기증 또는 무상 대여받은 100여 점의 미술작품을 캠퍼스 곳곳에 전시한 것. 본관 1층에 설치된 조형물을 학생들이 감상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들은 인천대 캠퍼스에 전시된 100여 점의 미술작품 중 일부.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인천대 제공
인천대가 캠퍼스 곳곳을 미술 전시관으로 만드는 ‘교내 미술작품 설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인천대는 11일 100여 점의 미술 작품을 대학 본관, 도서관, 컨벤션센터, 예술체육대 등에 전시했다. 회화 수묵화 조각 설치미술 서예 판화 등 여러 종류의 미술작품으로 한꺼번에 캠퍼스를 장식한 것은 국내에선 드문 사례다. 주로 조형예술학부 교수와 재학생, 동문들이 기증한 작품들이다.
이날 인천대 교수, 직원, 학생 등 대학 관계자와 외부인사 50여 명이 전시관으로 변한 대학의 ‘관람 투어’를 했다.
인천대 본관 1층에 들어서니 복도 중간지대에 나무와 돌을 이용한 높이 3m, 폭 60cm의 대형 조형물이 전시돼 있었다. ‘순환의 여행’이란 제목의 이 작품은 이 대학 조형예술학부 차기율 교수가 기증한 것이다. 굵은 나무줄기 여러 개가 돌로 연결돼 있어 마치 영원한 순환을 상징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보였다. 차 교수는 “선으로 이어진 나무 사이의 돌은 마디와 같으며, 이는 세대와 역사가 끊임없이 연결되는 에너지 순환의 우주 섭리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1층에서 4층까지 이어지는 계단 옆 빈 공간에는 이 대학 졸업생의 대나무 설치작품이 있었다. 계단을 따라 오르내리면서 심심찮게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꾸몄다. 자판기가 있는 100m² 남짓한 4층 휴게실에는 조각품과 회화, 한지수묵화 등 5점이 설치됐다. 벽면에 걸린 높이 2∼3m, 폭 1.5m 안팎의 회화작품은 ‘줄서기’ ‘비상’ 등의 제목으로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린 작품이었다. 최을성 인천대 총장은 “머리가 복잡할 때 커피를 마시면서 감상하기 좋은 작품으로 구성됐다”며 “캠퍼스 내 여러 휴게공간을 갤러리로 꾸미고 미술 전시를 확대할 수 있도록 기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길이 3km의 캠퍼스 외곽 둘레길에는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 폐기물 등을 이용한 조형물을 설치하기로 했다. 인천대 우종택 조형예술학부장은 “앞으로 수업과 연계된 실험적 작품과 외부 작가의 작품을 캠퍼스 곳곳에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인천대 캠퍼스에는 그간 국립미술은행 등에서 빌려온 20점 정도의 미술품이 복도 등에 걸려 있었다. 이번 ‘교내 미술작품 설치 프로젝트’의 1차 전시물들은 1, 2년간 같은 공간에 전시하다 다른 작품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는 2차 전시계획이 이어진다. 인천지역 미술작가의 작품까지 포함된 다양한 미술품을 캠퍼스 내 다른 곳에도 전시하기로 했다. 인천지역 원로 미술작가인 강하진 서양화가는 관람투어를 마친 뒤 “작품 수준이 아주 높으며 대학 문화 발전을 이끄는 의미 있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인천대에서 유명 중국 서예가의 작품 기증 전달식이 열렸다. 이번 설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중국서예가협회 지도급 회원이자 칭화대 미술학부 서예교수인 천시밍(陳羲明)의 대형 서예작품을 기증받은 것.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 도연명(365∼427)이 지은 ‘飮酒(음주)’라는 시를 전서체로 쓴 작품이다. ‘山氣日夕佳 飛鳥相與還 此中有眞意 欲辯已忘言’(산이 저녁놀에 타고 있는데/나는 새도 짝을 불러 돌아온다/이 속에서 참뜻을 깨닫게 되니/할 말을 잊고 말았다)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한가한 심정을 노래하는 이 서예작품은 대학 내 본관 귀빈실에 전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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