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의 눈’ 경찰관… 캐나다 여성 성폭행 혐의 40대 붙잡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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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사진 휴대전화 저장 수시 확인

금발의 캐나다 여성 A 씨(30)는 지난달 9일 오전 3시 50분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의 2층 계단에서 정체 모를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 남성은 술을 마신 뒤 귀가하는 A 씨를 따라가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났다.

A 씨의 신고를 받은 119 측은 영어를 쓰는 다급한 여자의 목소리를 듣고 A 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경찰에 통보했다. A 씨는 충격 때문인지 범인의 인상착의를 자세히 기억하지 못했다. 다행히 현장의 폐쇄회로(CC)TV에는 검은 정장에 흰 셔츠를 입은 용의자의 얼굴이 흐릿하게 찍혀 있었다.

서초경찰서 반포지구대의 최병하 경위(45)는 담당 경찰에게서 용의자의 얼굴 사진을 받아 휴대전화에 저장해두고 틈날 때마다 들여다봤다. 최 경위는 평소에도 자신의 담당 사건이 아니더라도 미검거 용의자 수십 명의 사진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두고 얼굴을 익히는 습관이 있었다.

최 경위는 지난달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강남대로에서 용의자와 똑 닮은 남성을 발견했다. 천천히 오토바이를 몰고 100m가량을 따라갔다. 최 경위는 이 남성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걸 보고 경범죄 위반 단속을 가장해 다가갔다. 그는 운전면허증을 내보이며 “성형외과 원장인데 한번 봐달라”고 부탁했다. 최 경위는 이름과 나이, 주소를 확인한 뒤 성폭행 사건 담당부서에 이 남자의 신원을 알려줬다.

결국 경찰은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성형외과에서 이 남자를 성폭행 혐의로 검거했다. 검거된 용의자는 홍모 씨(43)로 성형외과 사무장이었으며 성범죄 포함 전과 7범이었다. 서초경찰서는 홍 씨를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김성모·조동주 기자 mo@donga.com
#캐나다여성#성폭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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