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은 지금 ‘손톱 밑 가시’ 뽑는 중

부산상의 기업애로 사항 80건, 관련 당국에 건의해 28건 반영
市-區도 민원 불편 해소나서

원정희 금정구청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5일 부곡동 부곡시장 앞에 마련된 파라솔형 로드 스테이 정거장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불편사항을 듣고 있다. 금정구 제공

“지역 중소 조선사와 조선 기자재 업체가 부도 위기에 놓인 데다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시장진입 장벽이 높아 대책이 절실합니다.”

“사하구가 부산신평장림피혁조합에 483억 원의 폐수배출 부과금을 부과했으나 조합 운영상 부담하기 어렵고 폐수처리장을 공동 이용하는 70개사는 조업 중단이 우려됩니다.”

부산상공회의소가 운영하는 기업애로 해소 현장 방문반에 최근 접수된 내용이다. 부산상의는 이 내용을 해당 기관에 통보하고 협조를 구해 4조 원 규모의 선박제작금융 지원을 이끌어냈다. 또 사하구로부터는 배출부과금 310억 원을 감면받았다.

부산의 각 기관에서 ‘손톱 밑 가시 뽑기’가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주로 기업애로 해결과 민원인 불편 해소가 대상이다. 부산상의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건의한 기업애로 사항은 80건. 이 중 28건이 반영됐다. 25건은 검토하고 있으며 27건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식경제부에 부산 강서 국제산업물류도시 일원을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해줄 것을 건의해 특구 지정은 물론이고 올해 특구 운영비로 국비 79억 원을 지원받았다. 부산시에 공장 조경면적 기준 완화를 건의해 A기업이 생산공장 증축으로 연간 630억 원의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72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부산고용노동청은 11일부터 업종별, 지역별 협회, 개별 기업 등을 방문해 애로사항을 듣고 지원제도를 설명하는 일자리 현장지원 활동을 시작한다.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 컨설팅은 구인기업 인력수급 애로와 장시간 근로시간 및 직무과정 개선 등을 통한 고용창출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둔다. 임금체계 및 노무관리 개선과 근로자 안전보건에 대해서도 지원 활동을 펼친다.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 소상공인지원센터, 한국소점포 경영관리지원협회는 공동으로 11일부터 소상공인 경영지원에 나선다. 대학생 50개 팀 200명으로 구성된 소상공인 경영지원 봉사단(새가게운동)은 50개 업체를 대상으로 마케팅, 디자인 개선 등 경영관리를 지원한다. 청년창업가 기술지원팀은 경영환경 개선과 판로 확보를 돕는다. 소상공인 경영지원 도우미는 맞춤형 경영컨설팅을 실시한다.

자치단체들은 민원인들이 행정 업무를 처리하면서 겪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진구는 최근 민원인들이 일선 행정에서 느끼는 불편 사례 37건을 선정했다. 야간 구청시설 대관, 영화업 신고업무 처리기간 단축, 전문건설업 등록기준상 사무실 규정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오후 6시까지로 돼 있는 구청시설 대관은 오후 8시 반까지 늘리기로 했다. 5일로 돼 있는 영화업 신고 처리기간은 2일로 줄인다. 전문건설업 사무실 규정은 국토해양부에 완화를 건의할 예정이다.

금정구는 주민 불편사항을 듣기 위한 이른바 정거장 민원실인 ‘로드 스테이’(길에 머물면서 주민과 만난다는 의미) 대화를 5일 시작했다. 로드 스테이 대화는 매일 구청장이나 동장이 일정 장소를 정해놓고 주기적으로 순찰하면서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만나는 형식이다. 이를 위해 구는 17개 동을 대상으로 코스를 짜 최종 17개 코스 36개 정거장을 지정했다.

3일 동안 접수된 불편사항은 골목길 폐쇄회로(CC)TV 및 과속방지턱 설치, 불법주차 단속 등 생활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원정희 구청장은 “이번 코스는 우선적으로 쓰레기 무단투기 지역, 방범취약구역 등을 대상으로 했다”며 “앞으로도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민원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