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울산공장 앞 문화회관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주간연속 2교대제 시범실시 기간(7∼18일) 동안 근로자들에게 다양한 여가활용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근로자들은 만족, 식당가는 울상.’
현대자동차가 45년 만에 새로 도입한 주간연속 2교대제가 7일부터 시범 실시된 지 일주일이 지났다. 근로자들은 여가를 활용할 수 있어 대체로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회사 인근 식당은 손님이 크게 줄어 울상이다. 주간연속 2교대제는 18일까지 시범 실시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3월 4일부터 본격 시행한다.
○ 여가활용 프로그램 활발
시범 실시 초기에는 근무형태 변화에 따른 생활패턴이 바뀌어 근로자들도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간연속 2교대제에 따라 1조는 근무시간이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 2조는 오후 3시 40분부터 다음 날 오전 1시 반까지다. 종전에는 주·야간조가 10시간씩 근무했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에 따르면 주간연속 2교대제 시범 실시 첫날인 7일 조합원들은 출퇴근시간대의 교통 혼잡과 통근버스의 탑승 인원 급증, 부족한 주차장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하지만 노조는 조합원들이 노동시간이 줄고 야간노동이 없어져 여가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도 주간연속 2교대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 여가선용 특강, 교육, 문화행사 등 3개 부문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가선용 특강으로는 ‘휴식과 즐거움의 행복한 삶’ ‘부자가 되는 행복한 재무설계’ ‘나를 찾아 떠나는 심리여행’ 등이다.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자동차 일일 정비교실’ ‘쉽게 배우는 엑셀’ 등 실생활에 유익한 내용을 준비했다. ‘현대자동차 가족과 함께하는 파워클래식’ ‘시네마 데이’ 같은 문화행사도 열고 있다.
○ 지역상권도 변화 조짐
현대자동차의 근무형태가 바뀌면서 회사 인근 식당가의 매출은 크게 줄었다. 점심시간이 1시간에서 40분으로 짧아지면서 점심을 회사 밖 대신 구내식당에서 해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인근의 한 중국집 주인은 “점심 시간대 손님 가운데 90%가량이 현대차 직원들이었는데 근무형태가 바뀌고 난 뒤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또 종전 야간조 근로자들의 퇴근시간대인 오전 8시에 매출이 많았던 24시간 음식점도 매출이 급감했다. 종전에는 회사 측이 점심과 야식만 제공했지만 근무형태 변화에 따라 하루 세 끼(1조는 아침과 점심, 2조는 저녁)를 모두 제공하는 것도 식당가와 상점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스크린골프장과 당구장 등 스포츠 놀이시설과 백화점, 대형 마트 등 유통업계는 주간연속 2교대제가 정착되면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조 근로자들이 퇴근하는 오후 4시 전후로 이들 업소에 근로자가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여가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는 지역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