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1000개의 부모 커뮤니티, 1000개의 방과후 행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주부끼리 교육-육아정보 교환
초등학생 그림책 만들기부터 대학입시 멘토링 사업까지
서울시, 203개 모임 지원 사업

부모 커뮤니티 ‘서대문 아이들이 행복한 동네 한바퀴’에서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직접 만들고 있다. 서울시 제공
부모 커뮤니티 ‘서대문 아이들이 행복한 동네 한바퀴’에서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직접 만들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 서대문구 학부모네트워크 ‘꿈틀’은 2011년 3월 당시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를 둔 부모들이 만든 공동 육아 모임이다. 이 모임은 방과 후 학교나 학원 외에 아이들을 돌볼 방법을 찾던 부모들이 구청 협조로 홍은2동 주민자치센터 공간을 빌리면서 시작됐다. 그해 여름방학부터 엄마들이 돌아가며 연극, 전래놀이 등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인근 홍은예술창작센터 작가들과 연계해 아이들과 작가들의 공동 창작, 거리 전시를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7월에는 서울시 부모 커뮤니티 지원 사업에 선정돼 아이들과 중고교, 대학을 연결하는 멘토링 사업, ‘꿈틀 방송’ 제작 등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학교나 사교육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들이 모여 서로 도우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 커뮤니티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7월부터 약 7억 원을 투입해 부모 커뮤니티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시는 올해 시 지원을 받은 203개 모임을 포함해 약 1000개의 부모 커뮤니티가 서울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주부 최은희 씨(37)가 동네 주부들과 만든 ‘아이들이 행복한 서대문 동네 한바퀴’는 그림책 만들기로 교육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가계비도 절약했다. 이들은 홍제동 자치회관을 빌려 매주 수요일 서로 읽어본 그림책을 소개하고 이야기와 그림책을 직접 만든다. 재료비와 그림책 만들기 강사 섭외비 등은 시가 지원한 300만 원으로 해결했다. 최 씨는 “그림책을 완성했다는 성취감도 있고 아이와 함께 만들다 보니 더 많이 소통할 수 있었다”며 “여러 연령대의 엄마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육아경험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대조동 꿈나무도서관은 도서사랑방 모임이 사회적 기업으로 발전한 사례다. 2005년 동사무소가 주민자치센터로 전환되면서 대조동 주민들이 센터 내에 어린이도서관을 설치하며 출발했다. 주로 30, 40대 주부들이 모여 어린이 독서토론회, 엄마들의 인형극 공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주부들은 2009년 ‘마을’이란 이름의 카페를 만들어 수익금으로 모임 활동에 쓰고 있다. 단순히 음료만 파는 것이 아니라 인문학 강좌를 열고 동네 청소년들이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검정고시를 준비하도록 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처럼 부모 커뮤니티는 부모역할 배우기, 부모들 간의 친목 및 자녀 교육정보 교환, 한부모 가정이나 저소득층 등 취약계층을 위한 자조 모임, 도서관 관련 활동 등 종류가 다양하다. 시 부모 커뮤니티 홈페이지(www.seoulparents.kr)를 방문하면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 어떤 부모 커뮤니티가 활동하고 있는지, 유형별 우수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다.

시는 내년 1월 중 새로 지원할 부모 커뮤니티를 모집할 예정이다. 주민 3명 이상이 모여 사업계획을 수립한 뒤 자치구에 접수시키면 자치구가 우선순위를 정해 추천하고 서울시가 최종심사로 지원 여부와 지원금액을 결정하게 된다. 단순히 사업비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생력 강화를 위한 단계별 컨설팅, 각 지역 우수사례를 공유하는 워크숍 개최, 온라인 플랫폼 제공 등 다양하게 지원한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방과후#서대문#부모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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