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피해 대부분은 토석류(土石流)에 의해 일어난다.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 토석이 많은 양의 물과 함께 휩쓸려 오면서 주택가를 덮쳐 피해가 커지는 것이다. 2011년 전국에서 43명이 토석류로 인해 목숨을 잃었으며, 16명의 사망자를 낸 서울 우면산 일대 피해도 토석류에 의한 것이었다.
부산에서 이런 토석류가 많아 위험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는 곳이 가장 많은 곳은 서구로, 구 전체 면적의 10.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소방방재청 지반재해위험지도를 분석한 결과 부산의 토석류 위험 지역은 43.6km²로 부산 전체 면적의 5.3%였다. 지반재해위험지도는 우면산 산사태 이후 제대로 된 재해위험 예측 지표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방재청이 4월 육군사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오경두 교수 연구팀에 의뢰해 개발한 것이다. 서울과 부산만 우선 개발됐다.
지반재해위험지도에 따르면 부산에서 산이 무너져 직접적인 매몰피해를 볼 수 있는 붕괴위험 1등급군 지역은 100.6km²(13.1%)였고 붕괴위험 1등급군 지역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구로 구 전체 면적의 20.3%나 됐다. 이어 북구(18.4%) 영도구(16.7%) 순이었다. 토석류 위험지역의 비율이 높은 곳은 서구(10.9%) 사하구(10.8%) 남구(9.2%) 순이었다.
오 교수는 “서울이나 부산 같은 대도시에는 산사태의 직접적인 피해보다는 바윗돌이나 쓰러진 나무 등이 엄청난 위력으로 빠르게 흘러내리는 토석류 위험지역이 훨씬 더 인명피해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말했다. 지리정보시스템(GIS) 방식으로 만들어진 지반재해위험지도 초안은 내년 초 서울과 부산의 지자체 방재 담당 공무원들에게 배포될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