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1, 2등급 자율형사립고↑ 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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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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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하늘교육 8개교 분석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 2등급을 받은 학생이 외국어고는 지난해보다 줄고 자율형 사립고는 늘었다. 교과형 면접이 아닌 인성면접과 영어내신으로 처음 입학한 외고 학생, 일반고에서 자율고로 전환하면서 처음 선발한 학생의 성적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동아일보는 성적 공개에 동의한 외고 3곳, 자율고 3곳, 전국 단위로 학생을 뽑는 자립형 사립고 2곳을 대상으로 올해와 지난해 수능의 영역별 1, 2등급 비율을 ㈜하늘교육과 함께 조사했다.

○ 자율고와 외고의 희비 엇갈려

외고는 올해 언어 수리 외국어의 1등급 비율이 지난해보다 평균 8.0%포인트, 2등급 이내 비율이 지난해보다 평균 6.9%포인트 줄었다. 반면 자율고는 1등급 비율이 5.6%포인트, 2등급 이내 비율이 17.0%포인트 늘었다. 자사고는 1등급 2.1%포인트, 2등급 이내가 4.8%포인트 상승했다.

자율고 3학년은 지난해 같은 학교의 고3보다 모든 영역에서 성적이 좋았다. 외국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이 서울 중동고는 16.4%에서 20.4%로, 경북 김천고는 4.7%에서 7.2%로, 서울 숭문고는 2.4%에서 2.7%로 올랐다.

외국어 다음으로 만점자 비율이 낮은 수리 ‘가’에서 1등급을 받은 김천고와 중동고 학생의 비율도 각각 5.9%포인트와 0.7%포인트 늘었다. 자율고 3개 학교의 언어 1등급 비율은 평균 9.0%포인트 늘었다.

자사고인 광양제철고(전남 광양시)와 상산고(전북 전주시)에서 영역별 1등급 학생 평균 비율은 외국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상승했다. 언어는 5.5%포인트, 수리 ‘가’는 0.1%포인트, 수리 ‘나’는 2.8%포인트 증가했다.

외고는 외국어 성적에서 가장 떨어졌다. 한영외고 고양외고 과천외고에서 외국어 1등급을 받은 학생 비율은 지난해보다 평균 16.7%포인트 감소했다. 고양외고는 지난해 외국어 1등급을 받은 학생이 77.1%였지만 올해는 42.7%로 떨어졌다. 수리 ‘나’ 1등급 비율은 평균 8.2%포인트, 언어는 8.1%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의대를 노리는 일부 상위권 학생만 치르는 수리 ‘가’의 경우 1등급 비율이 1.0%포인트 상승했다.

○ 선발방식 바뀌면서 영향 미쳐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 학교들은 선발 방식을 꼽았다. 자율고는 대부분 내신 상위권 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서울과 전북(상산고 제외)은 내신 50% 이내, 광주는 내신 30% 이내 학생을 추첨해 뽑는다. 중상위권끼리 경쟁하면서 성적 상승효과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윤태영 서울 숭문고 교사는 “하위권 학생이 적으니 수업 분위기가 좋아졌고 이해도가 빠르다. 공부를 포기하는 학생이 없어 서로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최상위권 수는 일반고와 비슷하지만 대부분의 자율고가 이들을 방과 후에 따로 공부시킨 점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많다.

오세목 중동고 교감은 “자유로운 선발권이 없고 내신으로 추첨하는 것을 처음엔 걱정했지만 중상위권 학생끼리 모여 시너지 효과를 보고 있다”며 “내신은 불리해도 좋은 공부환경을 노리고 자율고에 지원하는 학생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외고의 성적 하락은 예견됐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는 2010학년도부터 사교육을 줄인다며 외고 입시를 영어내신과 인성면접만으로 치르게 했다. 이전까지는 지필고사나 교과형 면접이 있었다. 현재 고3은 영어듣기평가라도 치렀지만 고2부터는 그마저 폐지됐다.

A외고 교사는 “입시전형이 바뀐 뒤 입학생 성적이 확실히 떨어졌다”고 했다. B외고 교사는 “외고가 국어·수학수업을 강화할 수 없는 것도 성적 하락의 이유”라고 말했다.

최예나·김도형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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