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시생, 월드컵 열리는 해 사시 노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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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희 서울대교수 논문… “축구 보느라 6월 시험 부진
월드컵해 남학생 합격률 뚝… 2006-2010년 女106명 이득”

‘월드컵은 사법시험을 준비하는 여성에게 대형 호재?’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축구대회 덕에 여성 법조인이 더 많이 배출됐다는 이색 논문이 발표됐다. 그동안 속설로만 전해지던 월드컵과 사시, 월드컵과 수능 간의 함수관계를 논문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종희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최근 미국 워싱턴대 앤드루 마틴 교수와 공동으로 ‘붉은악마가 한국 법조인을 다양하게 했는가’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3∼2012년 사법시험 합격자를 분석한 이 논문은 월드컵이 약 106명의 여성 법조인 합격자를 양산한 효과를 가져왔다고 추산했다. 이 수치는 실제 합격자 수가 아니라 분석과 변수 등을 계산한 효과 추정치다. 2002년 한일월드컵 효과는 법무부가 사시 합격자 통계를 제공하기 전인 2001년 남녀 1차 합격자 성비를 알 수 없어 제외됐다.

박 교수는 4년마다 6월에 열리는 월드컵이 매년 6월 말 치러지는 2차 사법시험 합격자 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2010년 남아공월드컵이 열렸던 해의 사시 합격자 수는 814명. 이 중 여성이 338명(41.5%)이었다. 반면 전해인 2009년 사시 합격자 수는 1009명으로 이 중 356명(35.3%)이 여성이었다. 월드컵이 열린 해에 여성 합격자가 6.2%포인트 늘어난 것.

독일월드컵이 열렸던 2006년에는 최종 합격자 1002명 중 여성은 377명(37.2%). 2005년에는 1001명 중 323명(32.3%)이 여성이었다. 역시 4.9%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월드컵 기간에 남성들이 더 축구에 몰두해 시간 부족은 물론이고 집중도도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여성 판사는 “2002년 당시 같이 공부하던 남학생들은 축구 때문에 밤을 새우면서 며칠간 공부에서 손을 놓기도 했다”며 “아무래도 공부에 상당한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월드컵#사법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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