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번호판도 못 읽는 학교 CCTV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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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지방교육행정 감사… 97%가 화질 나빠 무용지물
작년 예산 남은 서울교육청 지방채 발행해 이자만 88억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생 안전을 위해 각급 학교에 설치한 폐쇄회로(CC)TV 대부분이 무용지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이 12일 공개한 지방교육행정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교내에 출입하는 사람이나 차량의 번호판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CCTV의 화질이 적어도 100만 화소 이상 돼야 하지만 조사대상 1만7471대 가운데 1만6922대(96.8%)는 50만 화소 미만의 CCTV가 설치돼 있어 식별이 불가능했다.

조사대상 학교 1707개 학교 가운데 319개(18.7%)는 CCTV가 교문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설치돼 있거나 장애물 때문에 촬영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209개(12.2%) 학교에는 CCTV에 찍힌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가 야간 당직실에만 설치돼 있어 낮에 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대처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교육청은 발행하지 않아도 될 지방채를 발행해 거액의 이자를 물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예산을 편성하면서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아도 831억 원의 예산이 남을 것으로 예측됐는데도 ‘이미 서울시의회에서 승인을 받은 사안’이라며 2046억 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 감사원은 “불필요한 금융이자 88억여 원을 부담하게 돼 지방교육재정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14개 시도교육청이 교과부의 계획에 따라 6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일선 유치원에 보급한 ‘교육용 로봇’의 활용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이 경남교육청 산하 유치원의 교육용 로봇 활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 올해 1학기(3∼6월) 중 1개월 이상 활용하지 않은 로봇이 전체 641대 중 67.2%(431대)에 달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학교CCTV#학생안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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