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자연을 품은 닭… 1억 매출에 ‘1호’ 인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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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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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1호 동물복지 농장 운영 민석기 씨 부부

전남 화순군 남면 모후산 자락에서 산란계를 키우는 민석기 씨 부부. 전남도 제공
전남 화순군 남면 모후산 자락에서 산란계를 키우는 민석기 씨 부부. 전남도 제공
“자연에 풀어 놓고 키우는 동물복지형 축산만이 살길입니다.”

전남 화순군 남면 모후산 자락에 자리한 다솔농장. 산란계(産卵鷄) 7000여 마리를 기르는 이 농장은 좁디좁은 케이지 속에 갇혀 알만 낳는 다른 산란계 농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축구장 2개 정도 크기인 1만5000여 m²(약 4545평)가 방사장이다. 누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고 냄새도 나지 않는다. 농장에서 산란계가 하루에 낳은 달걀은 4500여 개. 탁 트인 방사장에서 닭들이 마음껏 돌아다니다 보니 낳은 알은 모두 유정란이다. 자연방사 형태의 동물복지를 실천한 이 농장은 지난달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로부터 전남 제1호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받았다.

농장을 운영하는 민석기 씨(53)가 ‘친환경 축산농’으로 인정받기까지는 12년이 걸렸다. 광주에서 기계 일을 하던 민 씨는 2000년 귀농해 산란계 500마리로 무항생제 방사 유정란 생산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술력이 없어 생산성을 유지하지 못했다. 케이지 사육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갔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 첨가제를 먹이는 등 사육에 더 신경 써야 했다. 무항생제 유정란이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농장에서 생산한 달걀은 보통 달걀보다 3, 4배 높은 개당 420원을 받는다. 친환경 농축산물만 취급하는 한마음공동체와 학사농장 등에 전량 출하한다. 연간 소득도 1억 원이 훌쩍 넘는다.

민 씨 부부의 일과는 단순하다. 오전에는 생산된 달걀을 세척, 포장한 뒤 오후엔 유통업체로 납품한다. 일손은 부부와 인부 한 사람이면 족하다. 민 씨는 “동물복지형 축산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실천한 게 고소득의 비결”이라며 “소비자들의 신뢰를 유지해 나가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산란계 자연방사 사육을 희망하는 농가에 ‘전도사’ 역할도 하고 있다. 안병선 전남도 축산정책과장은 “다솔농장처럼 햇볕과 환기, 충분한 가축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동물복지를 실천하는 농가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 축산농가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산란계#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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