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동장님-市국장님, 자리 바꾼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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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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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간부들이 중구 근대골목투어 코스인 중앙로길을 찾아 문화관광해설사 설명을 듣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오른쪽에서 두 번째)과 간부들이 중구 근대골목투어 코스인 중앙로길을 찾아 문화관광해설사 설명을 듣고 있다. 대구 달서구 제공
“더 큰 대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자체 간 칸막이를 허물어야 합니다.”

대구 지자체들이 관할을 넘어 타 지역 현장을 찾아 나섰다. 이른바 ‘역지사지’ 행정. 서로 많이 알아야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정책을 제대로 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대구시 4, 5급 간부 공무원 139명은 다음 달 11일∼10월 25일 지역 읍면동장 139명과 3일간 서로 자리를 바꿔 근무한다. 시 간부 공무원은 각 지역 주민자치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주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일선 현장 행정을 수행하며 각 지자체와 주민 여론에 귀 기울일 예정. 대구시 주요 정책을 알리고 고쳐야 할 점도 파악할 계획이다. 시청에서 근무하는 동장들은 현장 목소리를 대구시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한편으로 국책사업 현장을 견학하며 대구 전체를 보는 안목을 넓힐 예정이다. 교환 근무를 마치면 성과 보고회를 통해 대구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찾는다.

홍승활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은 “대구시와 각 지자체 사이에 있는 보이지 않는 불통 가로막을 없애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와 각 구군청 공무원 간 일체감을 느끼는 중요한 행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달서구 간부 공무원 50여 명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한 중구 근대골목투어를 다녀왔다. 도심에 흩어진 근대 역사와 골목을 연결해 만든 관광코스를 걸으며 생생한 현장을 체험한 것. 참가자들은 중구가 이룬 성과를 세심히 짚어보며 달서구의 문화 경쟁력과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다.

달서구는 2월부터 관내를 벗어나 대구 전체 핵심 사업장을 방문하고 있다. 간부들의 역량을 키우고 구 정책에 접목할 장기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해당 지자체와 상생 방안도 찾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신서혁신도시(동구 신서동), 대구4차순환도로(달서구 상인동∼수성구 범물동) 민간투자 공사현장 등 5곳을 다녀왔다. 첫 방문지였던 달성군과는 대구테크노폴리스(달성군 유가면) 활성화 계획을 논의 중이다. 달서구 대곡동과 달성군 쌍계리를 연결하는 진입도로가 2014년 개통되면 두 지역이 승용차로 시속 80km로 달릴 경우 10분 거리로 가까워져 유통, 금융산업 교류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두 지자체는 이로 인해 대구에 새로운 광역상권이 형성돼 신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공동 발전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권순홍 달서구 기획조정실장은 “처음에는 단순히 시야를 넓히고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진행했지만 지금은 중요한 정책을 논하는 자리가 됐다”며 “다음 달에는 신재생에너지 시설인 달성군 대성에너지 같은 기업 현장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구도 다음 달 중순부터 다른 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 현장을 찾는다. 5급 이상 간부 공무원 30여 명은 동구 봉무동에 조성 중인 신도시 이시아폴리스를 방문해 중구와 교류할 현안이 없는지 자세히 살필 계획이다. 매달 중요한 사업장을 찾아 대구의 각 구군을 벤치마킹한다는 구상이다.

박동신 중구 전략경영실장은 “지자체가 발전하려면 대구 전체를 바라보고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며 “현장 방문 행사를 알차게 준비해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지자체#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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