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의 달인’ 목사 등 36명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망원렌즈 이용 먼거리 촬영… 아동음란물 등 21만장 유포

아마추어 사진작가 오모 씨(48)에게는 3년 전 은밀한 취미가 생겼다. 서울 광화문, 여의도광장, 부천역 등 도심 길거리에서 짧은 하의를 입은 여성의 하반신을 몰래 촬영하기 시작한 것. ‘취미가 돈도 되겠다’고 생각한 오 씨는 지난해 6월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해 회원들에게 사진을 유료로 서비스했다. 1년 만에 회원 3200명이 모였다. 회원들은 직접 촬영한 사진을 사이트에 올려 포인트를 쌓거나 월 회비 2만 원을 내고 다른 회원이 올린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이 사이트 회원 34명은 여성 2만3000여 명의 신체 사진 21만여 장을 공유했다. 이들은 대부분 취미로 사진촬영을 시작한 21∼49세의 남성들이었다. 회원 중에는 명문대 재학생, 공무원, 장교와 목사도 있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번화가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하체 등을 몰래 찍어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로 오 씨와 민모 씨(46·회사원) 등 2명을 구속하고 김모 씨(35) 등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오 씨와 민 씨는 지난해 온라인 ‘모델 카페’에서 만난 미성년자 A 양(12)과 B 양(16)에게 10만∼30만 원을 주고 멀티방과 모텔로 데려가 성기가 드러난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국의 지하철과 대형 전시관, 놀이공원, 해수욕장을 누볐다. 주거지가 비슷한 회원 4, 5명씩이 정기 모임을 갖고 무리를 지어 촬영을 했다. 350만 원짜리 줌렌즈와 500만 원 상당의 전문가용 카메라까지 구입해 여성들로부터 10∼20m 떨어진 위치에서 사진을 찍어 현장에서 적발되지 않았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몰카#검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