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도 체험학습 장애 제자 팽개친 교사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0일 13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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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 체험학습 중 실종된 학생 2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인솔교사들이 현장 시설도 미리 파악하지 않고 무허가 어선에 학생들을 실어 캠프 관계자에 인계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달장애 3급인 숨진 학생 1명과 지적 장애 학생 2명 등 장애학생들이 있었는데도 장소 사전 점검이나 인솔교사 동행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여행사 측에 장애학생에 대한 정보를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경남 김해의 한 대안학교 학생 66명이 25일 신안군 증도면 해섬에 무인도 체험을 왔다가 이 중 김모(16) 군과 박모(18) 군이 실종, 28일 2명 모두 인근 해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학교장과 교사 1명, 사회복지사 9명 등 학교 관계자 11명은 무안의 한 선착장에서 여행사 측에 학생들을 인계, 4t급 무허가 어선에 학생들을 실어 보내고 목포 등지를 관광했다.

섬은 모래사장 대신 곳곳에 어패류가 붙어 있는 미끄러운 갯바위로 둘러싸여 있었다.

바위에서 미끄러지면 곧장 3m가 넘는 수심의 바닷물로 빠져버리는 곳이었고 숙박이나 정수 및 전기시설이 전혀 없는 곳에서 여행사 관계자 4명이 66명의 학생을 인솔하다가 사고가 발생했다.

학교 관계자들은 인터넷상의 사진만 보고 체험 장소를 결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숨진 학생들의 장례식을 마치는 대로 학교 관계자를 모두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학교 측의 명백한 잘못이 드러나면 과실치사 혐의 적용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경찰은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담당한 여행사 대표 등에 대해서도 과실치사혐의로 조사 중이다.

이 여행사 측은 섬 내 안전시설을 전혀 갖추지 않은 것은 물론 무허가 어선 이용, 구명재킷 구비 부족 등 부실하게 프로그램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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