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들 등친 50대 ‘뻥’ 자산가 구속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8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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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커피 고집, 명품 치장에 얼굴 변형까지

500억대 자산가로 속이고 여성들에게 접근해 7억대 사기를 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성형까지 해가면서 부산, 서울 등지에서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 피해자들을 경악케 했다.

500억 원대 매출의 통신업체 회장, 특급호텔에 거주하며 기사 딸린 외제차를 둔 호리호리한 체격의 50대 독신남.

피해 여성들은 하나같이 이 남성에 대해 "누가 봐도 거액의 자산을 보유한 중년신사의 모습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18일 중년 여성들을 속여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돈을 빼앗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박모(51) 씨를 구속했다.

박 씨는 지난해 부산에서 500억대 회사를 소유한 기업가 행세를 하며 50대 독신여성 A씨 등 2명을 상대로 사업자금과 부동산 투자를 미끼로 5억 원을 뺏는 등 여성 5명을 상대로 50여 차례에 걸쳐 7억 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3월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한 박 씨는 같은 병원 환자의 처제 A씨를 사귀게 됐다.

탄탄한 기업의 회장 행세를 하던 박씨는 얼마 후 직원 급여, 장비구입 잔금 지불 등을 이유로 "금방 쓰고 돌려주겠다"며 A씨에게 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박 씨의 재력을 의심하지 않은 A씨와 가족은 그해 8월까지 수억을 빌려주었다.

박 씨는 이내 부산에서 종적을 감춰버렸다.

서울로 도주한 박 씨는 이번에는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유령회사 회장을 사칭하며 중년여성들에게 접근, 애정관계를 암시하며 돈을 빼앗았다.

박 씨는 특급호텔에서 거주하면서 자신이 진료를 받았던 치과, 성형외과 의사들과의 친분을 이용해 재력 있는 여성들을 물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 여성들은 "의사와 아는 사이인데다가 커피 한 잔을 마셔도 호텔을 고집하고 명품으로 치장하고 다녀 감쪽같이 속아 부동산 투자금 등 명목으로 돈을 빌려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가 범행과정에서 시장 명의의 확인서 등 공문서와 부동산매매계약서 등을 위조해 건네는 한편, 도주 과정에서 얼굴 성형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 10일 서울 삼성동의 한 호프집에서 체포된 박 씨는 날카롭던 원래 모습은 간데없고 유명 기업가를 닮은 쌍꺼풀눈에 둥글둥글한 얼굴형으로 변해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경찰은 박 씨가 도피 중에도 사기행각을 계속해 온 점으로 미뤄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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