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사과와 나주 배가 만나면 “기쁨 2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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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나주시 공동판매 추진

“서로 ‘사과’하면 기쁨은 ‘배’가 됩니다.”

영남과 호남의 대표적 과일인 사과와 배가 서로 만났다. 영호남의 화합과 공동 번영을 위해서다. 사과와 배를 활용한 이중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말은 영주사과와 나주배를 혼합해 새로운 상품으로 내놓기로 하고 만든 홍보 문구다.

경북 영주시와 전남 나주시가 손을 맞잡고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영주사과와 나주배를 한 상자에 넣어 공동 판매하는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추석에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소비자는 ‘두 배의 기쁨’을, 과수농가는 ‘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목표다.

영주시 봉현면 유전리에서 30여 년째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이창희 씨(51)는 11일 “전국 최고 과일이 서로 좋은 품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면 경쟁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시장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해 농가에도 큰 보탬이 될 것 같다”며 강한 기대를 표시했다.

○ 영호남 공동 브랜드 개발

김주영 영주시장과 임성훈 나주시장은 최근 지명에 ‘주(州)’가 들어가는 도시들의 협의체인 ‘전국 동주(同州)도시교류협의회(회장 이준원 공주시장)에서 만나 두 도시 대표 농산물인 사과와 배를 중심으로 협력사업을 추진키로 의견을 모았다. 두 지방자치단체는 공동 브랜드를 개발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면 과일 소비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희망을 뜻하는 사과의 꽃말과 연모를 의미하는 배의 꽃말을 엮어서 ‘간절히 소망하고 연모하면 서로의 꿈이 이뤄진다’는 스토리텔링도 가미해 홍보 전략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영주는 국내 사과 생산량 1위로 3100ha(약 937만 평)에서 연간 7만여 t을 생산하고 있다. 배 주산지인 나주는 2400ha(약 726만 평)에서 연간 6만여 t을 생산 중이다. 영주 사과와 나주 배는 고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선물로 선정되는 등 소비자에게 좋은 평가를 얻고 있어 공동 사업 효과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사업 선정 기대감

두 지자체는 현재 대통령직속기관인 지역발전위원회에 ‘영호남 기쁨 창조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이번 협력사업을 공모한 상태다. 이르면 이달 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지역을 넘어선 ‘상생’ 모델이라는 점에서 선정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전국 최고 과일인 데다 계속 품질을 개선한다는 점도 좋은 평가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영주사과는 당도가 높아 전국 최상품 농산물이 모이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나주배는 최근 원산지 이름을 상표로 인정해 주는 ‘지리적 표시제’ 등록을 마쳐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이번 공동사업에 들어가는 사업비는 총 10억여 원이다. 두 지자체가 50%씩 공동 출자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판매망도 공동 구축한다. 각 지역에 있는 대형 유통센터와 온라인 쇼핑몰 등을 활용키로 했다. 화합 특판 행사와 소비자 초청 관광, 홍보활동, 광고도 같이 추진할 계획이다.

두 지자체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서로의 장점과 경험을 살리는 공동사업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키로 했다. 김 시장과 임 시장은 “영호남이 농산물로 우정을 나누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며 “지역 화합이 경쟁력을 높이는 사례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영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나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영주-나주시#공동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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