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School Diary]스마트한 세상? 선생님은 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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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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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메신저로 교사-학생 소통 급증
생활지도 유용하지만… “스마트폰 메신저 예절교육도 필요”


최근 스마트폰 메신저 프로그램이 교사와 학생을 잇는 소통의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중고생들에게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교사와 학생이 스마트폰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소통하는 일이 급증하게 된 것.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에는 상담을 하거나, 공부하다 궁금한 점을 묻기 위해 시간 정해 선생님을 찾아가야 했다. 학생으로서는 선생님과의 전화통화는 문자나 스마트폰 메신저 프로그램에 비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마련. 문자메시지는 요금문제 때문에 긴 대화는 주고받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무료로 부담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된 것.

서울 강남의 고2 박모 군(17)은 “스마트폰 메신저 프로그램은 컴퓨터 채팅프로그램처럼 대화창이 뜨니까 심리적으로 더 편하게 느껴져 과거에는 선생님과 하지 않을 얘기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근 끝난 중고교 중간고사 기간은 일부 교사들의 스마트폰 메신저 프로그램이 ‘불이 나는’ 시기. 학생들이 시험과 관련된 질문을 쏟아내는 까닭이다. 학생들은 ‘사마천의 사기가 쓰인 시기는 언제인가요?’ ‘수학 예제 2번 문제가 이해가 안 돼요ㅠㅠ’ 같은 질문부터 ‘이 문제 시험에 나와요?’ ‘이 내용은 공부 안 해도 돼요?’처럼 난감한 질문까지 한다.

○ 학교폭력도 스마트폰 메신저 활용해 스마트하게 해결?!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불거지며 생활지도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스마트폰 메신저는 학생들과 진솔한 소통을 하는 효과적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학생들이 얼굴을 보고 하기 힘든 이야기도 메신저를 통해서는 쉽게 털어놓는 경향이 있기 때문. 학생들의 스마트폰 메신저 프로그램 대화명이나 프로필 사진을 통해 학생의 심리상태를 짐작한다는 교사도 많다.

서울 강남의 한 고교 교사는 “최근 우리 반 반장과 스마트폰 메신저로 대화하다 ‘부반장 때문에 짜증나서 조만간 폭발할 것 같다’는 얘기가 나왔다. 덕분에 문제가 커지기 전에 두 학생을 모두 불러 해결할 수 있었다”면서 “얼마 전에는 프로필 사진에 담배를 올린 학생을 보고 흡연사실을 알아내 지도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예의에 어긋나는 메신저 사용도 급증…

“새로운 문화에 대한 교육 필요”

하지만 스마트폰 메신저에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적인 질문이나 개인적인 상담이 쇄도해 다 소화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서울 중구의 한 고교 교사(여)는 “마치 채팅을 하는 듯한 느낌이라 ‘×나 힘들었어요’ 같은 표현을 무의식중에 사용하는 아이들도 있다”면서 “뜬금없이 ‘선생님 연애해봤어요?’ ‘남편은 뭐 하세요?’ 같은 사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엔 ‘이런 이야기까지 다 답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스마트폰 메신저가 학생들과 소통하는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사용 예절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 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시험기간이 되면 공부를 하던 학생들이 새벽 2시가 넘어서까지 메시지를 보내 잠을 깰 때도 많다”면서 “일부 학생들은 스마트폰 메신저는 전화나 문자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 밤늦게 연락해도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의 다른 고교 교사는 “‘저 지각할 것 같아요’처럼 통보하듯이 메시지를 보내는 학생도 있다”면서 “아이들이 채팅문화에 익숙해 의사소통의 절차나 예절을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wol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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