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살인충동’ 수유동 성폭행 살인범,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1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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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은행 청원경찰…다른 성폭행 사건에 남긴 DNA가 단서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2년 전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발생한 '성폭행, 살인, 방화사건'의 범인이 붙잡혔다. 범인은 은행 청원경찰이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원룸에 침입해 여성을 성폭행한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이 성폭행범의 DNA가 '수유동 살인, 방화범'과 동일인임을 확인하고 범인을 검거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성북구에서 혼자 사는 20대 여성의 원룸에 침입해 귀금속을 훔치고 강간한 혐의(특수강간 등)로 강모(37) 씨를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강 씨는 지난 11일 오전 7시30분 경 미리 흉기와 청색테이프 등을 준비해 A씨(여)의 집에 들어가 테이프로 A씨의 눈과 입을 가린 뒤 금품을 강탈하고 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채널A 영상]집에서 흉기 10여 개가…청원경찰의 이중생활

경찰은 이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범인의 DNA가 '수유동 살인, 방화범'과 같다는 것을 확인하고 강 씨의 검거에 나섰다.

채널A 뉴스 ‘뉴스A’ 방송화면 캡쳐.
채널A 뉴스 ‘뉴스A’ 방송화면 캡쳐.
경기도 모 은행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는 강 씨는 지난 2010년에 수유동에서 강간, 살인을 한 뒤 심한 죄책감 때문에 가위에 눌리는 등 심적 고통을 겪다가 "새로운 범행을 하게 되면 과거의 범행 기억이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 끝에 새로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조사결과 전선 등을 묶을 때 사용하는 '케이블 타이'로 피해자의 손가락을 묶고 청테이프로 눈과 입을 가리는 등의 범행 수법이 '수유동 살인방화' 때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씨는 이같은 수법을 TV 범죄수사물 프로그램을 보고 배웠다고 진술했다.

그는 복면과 장갑을 착용하고 성폭행 뒤의 흔적을 모두 치울 정도의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강 씨는 2년 전 수유동 사건 때도 증거를 없애기 위해 방화를 하는 등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범죄현장에는 결국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원룸 성폭행 사건 때의 CCTV가 수사에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고 말했다.

'수유동 살인, 방화사건'은 2010년 7월 26일 강북구 수유동 다세대 주택에서 범인이 20대 여성 L씨를 강도, 강간한 뒤 살해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불을 지른 사건이나 경찰이 범인을 검거하지 못해 그동안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경찰은 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며 여죄가 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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