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쌈짓돈 1억 털어 부모 준 20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6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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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로부터 생계보조를 받는 독거노인들의 쌈짓돈을 털어 자신의 부모에게 생활비를 준 2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남 나주경찰서는 독거노인들이 사는 빈집을 상습적으로 턴 혐의(특수절도)로 허모(27)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허 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경 나주시 남평읍 A(73) 노인의 집에서 통장 2개를 훔쳐 600만 원을 무단 인출하는 등 지난 1월부터 2월 말까지 31차례에 걸쳐 현금 1억 4000여만 원과 금목걸이 등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나주에서 통장을 훔친 후 광주로 옮겨 은행 2곳에서 얼굴을 가린 채 현금을 인출했고 경찰의 차량 추적을 피하고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범행 장소로 이동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노인들이 자식들로부터 받은 용돈이나 국가 보조금을 집에 모아두거나 통장과 인감 도장 등을 함께 보관한다는 사실을 안 허 씨는 노인들이 낮시간 집을 비운 사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허 씨는 훔친 돈을 자신의 통장에 차곡차곡 저금했다가 부모의 생활비나 유흥비 등으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동종 전과로 출소한 후 9개월여간 직업 없이 전전해 부모가 안타까워했다"며 "훔친 돈으로 순간 가짜 효도를 했지만 결국 부모 가슴에 또다시 대못을 박은 셈"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피해금액 회수에 주력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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