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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감기걸린 삼남매 목사에게 맡겼다가 숨진채…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5-05-22 18:08
2015년 5월 22일 18시 08분
입력
2012-02-11 14:19
2012년 2월 11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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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잠근채 열흘 넘게 시신 곁에서 기도
경찰, 정확한 사인 규명위해 시신 부검 의뢰
전남 보성에서 목사가 독감에 걸려 숨진 자녀 3명을 기도로 살린다며 수일 째 집 안에 방치하다 친척에 의해 발견됐다.
이 목사는 외부와 연락을 끊고 방문을 걸어 잠근 채 열흘이 넘도록 자녀의 시신 옆에서 기도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 발생=11일 오전 9시50분 경 전남 보성군 보성읍의 한 교회 사택에서 목사 박모(43)씨의 큰딸(10)과 각각 8살, 5살 난 아들 등 어린이 3명이 숨져 있는 것을 친척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박 씨의 자녀들은 1월부터 감기 증상을 보였으나 병원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안에서 기도를 받으며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결과 큰딸은 지난 1일 오후 10시 경 숨졌으며 8살 난 아들은 2일 오전 5시 경, 둘째 아들은 같은 날 오후 7시 경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감기 낫게 하려다가…"=박 씨는 지난달 16일 둘째 아들이 감기 증세를 보이자 화순의 한 소아과에서 치료를 받게 했으며 나머지 아이들은 읍에 있는 약국에서 종합감기약을 지어 먹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큰딸이 지난 1일 먼저 숨지자, 장례를 치르지 않고 기도를 하면 살아날 것으로 믿고 열흘 넘게 기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현장에 출동한 이날도 박씨는 방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 채 시신 곁에서 기도하고 있었다.
박 씨는 2009년 3월 월세 20만원에 1층짜리 단독주택을 얻어 교회를 열었으며 신도는 11명인데 마을 주민은 없고 거의 외지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골 마을 '충격'=4가구만 사는 조용한 마을에서 아이들 3명이 한꺼번에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마을은 발칵 뒤집혔다.
주민들은 이들 부부가 전남 진도에서 살았고, 2년 전 전도 활동을 위해 이 마을에 교회를 세웠다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었다.
마을 인근에 큰 교회가 있어 이들 부부의 교회에 다닐 일도 없었고, 특히 일반 교회와는 다른 분위기에 접근 자체를 꺼렸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한 주민은 "교회가 지어졌을 때 평범한 교회인 줄 알았다"며 "그러나 교회에 나오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왠지 분위기가 마음에 안들어 주민들도 부부를 거의 만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방향=경찰은 1차 검안 결과 외상이나 골절 흔적은 보이지 않아 외부의 힘으로 숨졌을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감기에 걸린 이후 줄곧 기도를 했다는 박 씨의 진술과 아내의 진술이 일치하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안수기도를 하며 질식사했을 수도 있고 폐렴이나 다른 질환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독극물 반응 여부도 부검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며 "감기에 의해 숨진 것인지,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인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숨진 아이들의 시신을 수습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박 씨 부부를 유기 치사혐의로 입건, 조사할 방침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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