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구로에 ‘보육 1번지’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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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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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 어린이집 1곳 만들기도 힘들다던데… 구로구, 1년새 4곳 지어

지난달 27일 서울 구로구 천왕동 국공립 어린이집인 ‘해누리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어린이들이 활짝 웃고 있다. 구로구는 어린이집 확충 정책을 활발히 펼쳐 지난해에만 천왕동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4곳 늘렸다. 구로구 제공
지난달 27일 서울 구로구 천왕동 국공립 어린이집인 ‘해누리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는 어린이들이 활짝 웃고 있다. 구로구는 어린이집 확충 정책을 활발히 펼쳐 지난해에만 천왕동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4곳 늘렸다. 구로구 제공
한때 서울의 대표적 공업지역으로 꼽히던 구로구. 최근 2년 새 이곳에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졌다. 막연히 이 동네에서 아이 키우기가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던 구민들이 구로구를 ‘보육 1번지’로 손꼽기 시작한 것. 국공립 어린이집은 최근 대기자만 수천 명에 이를 정도로 부모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구로구는 이처럼 엄마들의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국공립 어린이집을 1년 사이 4곳이나 늘린 것을 비롯해 민간 어린이집까지 포함하면 어린이집 33곳을 새로 만들었다. 도대체 어떤 비법이 있었던 걸까.

○ ‘아이 키우기 좋은 구로’ 만들기

보통 국공립 어린이집 한 곳을 새로 지으려면 장소에 따라 토지 매입에서 신축 비용까지 수십억 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자치구 25곳을 통틀어 새로 생긴 국공립 어린이집은 15곳에 불과하다. 구로구는 지난해 어린이집 4곳을 새로 만들면서 4억4300만 원밖에 쓰지 않았다. 곳당 1억 원가량의 예산으로 신규 국공립 어린이집을 만들어낸 셈이다. 최근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에 힘쓰고 있는 다른 자치구들은 구로구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 조언을 구하고 있을 정도다.

비결은 발 빠른 행정조치 덕분이었다. 지난해 구로구 천왕동에 3562채의 주택이 새로 조성되며 이 지역에 어린이집 수요가 급증했다. 구는 이곳의 의무보육시설을 국공립으로 운영하기 위해 묘안을 짜냈다. 아파트의 의무보육시설을 국공립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은 입주자 50%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되지만 통상적으로 입주자대표회가 생긴 이후에는 임대료 등의 문제로 주민의 동의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구는 SH공사의 협조를 구해 주민이 입주하기 전 미리 동의를 구해 입주와 동시에 어린이집 문을 열 수 있었다.

주민들은 크게 만족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에서 지난해 8월 이곳으로 이사 와 새로 생긴 해누리 어린이집에 다섯 살짜리 딸을 맡길 수 있게 된 이윤진 씨(40·여)는 “40만∼50만 원을 내야 하는 유치원 대신 19만 원만 내면 되는 이곳에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 보육환경 개선에 다걸기


구로구는 올해에도 어린이집을 국공립 2곳을 포함해 최소 10곳 이상 늘릴 방침이다.

어린이집 정원도 2010년보다 1438명이나 늘렸다. 구는 어린이집 늘리기와 더불어 보육환경 개선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산장려지원금 인상과 함께 둘째 자녀 양육수당 지원도 신설했다.

이와 함께 12세 이하 아이에게 국가 필수 예방접종 비용을 구 예산으로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최저생계비 200% 이하 가구 12개월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시행 중이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이른 시간 문을 열어 늦게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개방형 어린이집도 2010년 90개에서 올해 121개로 대폭 늘렸다”며 “장애인 아동을 위한 통합보육시설과 함께 다문화가정 아동을 위한 시설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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