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장 빈 날이 결혼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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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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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5월 윤달 결혼 피하자”… 예식장 때아닌 예약전쟁

올해 2월 결혼할 예정인 회사원 박모 씨(35)는 5번 퇴짜를 맞고 6번 만에야 예식장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윤달(양력 4월 21일∼5월 20일)을 피해 3월에 1500만 원 안팎의 비용으로 예식장에서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가는 곳마다 예약이 차 있었다. 그는 결국 당초 예산보다 500만 원이 늘어난 2000만 원에 서울 중구 태평로에 있는 한 예식장을 구했다. 박 씨는 “그나마 2월도 일요일에 두 자리밖에 남아있지 않아 겨우 하나를 골랐다”며 “날을 잡고 결혼하는 게 아니라 식장 있는 날이 결혼일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3년 만에 돌아온 윤달을 앞두고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려는 예비부부가 크게 늘고 있다. 날씨가 추운 1, 2월은 결혼 예식업계에서는 비수기로 통하지만 올해는 예식장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례가 많다. 1, 2월에 예식장을 구하지 못해 윤달 직후인 6월에 예식장을 예약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 6월 물량이 마감된 예식장도 적지 않다.

일명 ‘썩은 달’이라고도 불리는 윤달에 결혼을 하면 부부 금실이 안 좋아지고 자녀가 잘 생기지 않는다는 ‘속설’ 때문에 예비부부들은 윤달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올해는 3월이 두 번 있는 ‘윤삼월’로 음력으로 두 번째 3월이 윤달이다.

현재 윤달을 피한 1∼3월과 6월 결혼식장 예약률은 전년 대비 평균적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예년 같으면 한창 성수기인 4, 5월의 예약률은 크게 줄었다. 롯데호텔의 경우 작년 말 기준 1∼3월 결혼식 예약 건수가 평년 대비 20∼30% 늘었고 윤달 이후부터 6월 말까지 예약 건수는 15∼20% 늘었다. 반면에 윤달 예약 건수는 10% 줄었다. 박재현 애니버셔리청담 이사는 “통상 2월엔 예식이 10∼15건 있는데 올해는 22건이나 잡혔고 6월도 장마철에 접어드는 마지막 주 전까지 거의 찼다”며 “반면 윤달엔 일요일 예약이 30% 줄었고 특히 4월 28일은 토요일인데도 한 건밖에 예약이 안 됐다”고 밝혔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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