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 ‘에너지클러스터 꿈’ 영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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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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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풍력발전단지 건설 이어 원전 후보지 선정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영덕이 신규 원전 후보지로 선정돼 경북 동해안 에너지단지 조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 영덕군 제공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영덕이 신규 원전 후보지로 선정돼 경북 동해안 에너지단지 조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경북 영덕군 제공
경북 영덕군이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경북도가 6년째 추진해온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와 영덕군은 원전산업이 경북 동해안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인다. 하지만 올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계속 제기되는 안전성 우려 목소리와 원전 반대 분위기는 넘어야 할 과제다.

○ 대게 고장 영덕은 그린에너지 선도

신규 원전 예정 용지는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와 석리, 매정리 일대 330만 m²(약 100만 평)이다. 이곳에는 2024년까지 140만 kW급 원전 4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영덕군에 따르면 직접경제효과는 원전 건설 기간 1조300억 원, 운영 기간 6조 원이다. 일자리 창출과 원전 종사자 유입 등으로 최대 1만여 명의 인구 증가도 기대된다. 농축산과 도소매, 숙박, 건설, 부동산, 제조, 서비스 등 지역 전 분야에 파급되는 생산고용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덕군은 내친김에 원전 관련 신규 국책사업 유치에도 팔을 걷었다. 정부가 추진하는 원자력부품소재와 원자력안전문화센터, 원자력테마파크 유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영덕군은 그린에너지단지 집적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많다. 해안을 끼고 있어 사계절 내내 바람이 많은 영덕읍 창포풍력발전단지에는 1650kW급 풍력발전기 24기가 연간 2만여 가구가 쓸 수 있는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김병목 군수는 “원전 유치로 재정자립도가 향상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개발 투자도 늘어날 것”이라며 “영덕이 원전과 풍력발전으로 동해안의 대표적인 에너지 중심지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경북 동해안 그린에너지벨트 탄력

경북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 사업의 핵심은 원자력이다. 경주∼포항∼영덕∼울진∼울릉 해안선 428km를 에너지단지로 연결하는 이 사업은 영덕 원전 유치로 성공 기대감이 높아졌다. 현재 한국 원전 21기 가운데 10기(울진 6기, 경주 4기)가 경북 동해안에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을 40기로 늘려 원자력발전 비중을 59%까지 끌어올릴 계획인데 이 중 경주와 울진에 2기씩 건설 중인 4기와 영덕 4기를 포함하면 경북에는 모두 18기가 가동된다. 국내 전체 원자력 발전량의 5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이를 기반으로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과 같은 원자력 시설을 활용해 동해안을 세계 원자력 시장을 선점하는 전진기지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원자력산업진흥원과 제2원자력연구원, 원자력 수소 실증단지, 원자력 수출산업단지 등이 들어서 에너지벨트를 형성한다. 원전 인력 양성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돼 지난달 울진평해공고가 원자력마이스터고로 선정됐다. 경주시 양북면에 글로벌 원전 기능인력사업단이 문을 열어 30명이 전문 교육을 받고 있다.

포스텍과 영남대, 위덕대, 동국대 경주캠퍼스에는 원자력 대학원과 학과가 설치됐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영덕 원전 유치를 계기로 에너지클러스터 사업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며 “교육과 문화, 산업을 아우르는 지역 성장 동력이 되도록 정부 지원을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덕 주민대책위원회와 시민단체인 동해안탈핵연대 등은 26일 영덕군청 앞에서 신규 원전 유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원전은 단 한 번의 사고로 엄청난 참사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 일본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증명됐다”며 “원전 후보지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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