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월미도∼영종도 뱃길 끊기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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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대교 개통후 이용객 급감… 여객선 운항중단 위기

인천 월미도∼영종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중단될 처지에 놓였다. 14일 인천 중구와 보성해운 등에 따르면 30여 년간 운항해온 이 노선이 만성적자를 보이면서 영업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여객선사인 보성해운은 2009년 10월 인천대교 개통 이후 이용객이 급격히 줄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4개월의 임금체불로 상당수 직원이 회사를 퇴사하는 등 여객선 운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여객선을 이용한 차량 대수도 2009년 37만4000여 대에서 지난해 15만여 대, 올 들어 9만7000여 대로 각각 감소했다. 여객 수도 2009년 68만2000여 명, 지난해 71만8000여 명, 올해 50만5000여 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차량과 여객 수가 급감하면서 여객선 2척이 30분 간격으로 운항했지만 최근에는 1척이 1시간 간격으로 운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영종도 주민과 관광객을 중심으로 이용의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관할 구인 중구에 생활권을 두고 있는 영종도 주민들은 이 항로를 이용하면 월미도 북성동에서 내려 중구청 등에서 볼일을 볼 수 있지만 영종대교와 인천대교를 이용할 경우 차량으로 평균 70km가량을 운행해야 한다.

하지만 주민 대부분은 인천시가 영종대교나 인천대교를 이용하는 영종도 주민에 한해 통행료 7200원(왕복 기준)을 지원해줘 이들 대교를 이용하고 있다.

영종도 주민인 이모 씨(45)는 “시가 주민 편의를 위하고 관광활성화를 꾀한다면 배편에도 지원금을 줘야 한다”며 “통행료 지원제도 때문에 길거리에서 시간과 기름값을 낭비하는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종도에서 배편(편도 5000원·차량과 운전자 기준)을 이용할 경우 15km면 인천 중구에 도착하지만 지원제도는 없다.

인천시는 도서개발촉진법상 이미 연륙화된 영종·용유도는 섬이 아니기에 여객선 운임 지원 대상이 안 된다는 태도다.

보성해운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초 여객선 운항이 중단될 수도 있다”며 “당장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등 단체 관광객들이 뱃길을 이용해 인천 시내 관광에 나서는 코스도 여객선이 중단되면 사라지게 될 처지여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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