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경 남 일 같지 않아” 차 몰고 중국대사관 돌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3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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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가 13일 오후 서울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한국 해양경찰 순직 사태와 관련,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진행하던 중 한 남성이 차량을 몰고 대사관에 돌진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2시 경 라이트코리아 등 3개 단체가 중국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를 시작하고 5분가량 지났을 때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한 대가 경복궁 쪽에서 대사관 앞으로 달려왔다.

이 차량은 대사관 입구 앞에 세워진 전경버스 옆을 들이받은 뒤 멈췄고, 현장을 경비하던 경찰은 차 안에 있던 남성을 끌어내 연행했다.

인천에서 유통업을 하는 원모(34) 씨로 밝혀진 이 남성은 아무 말 없이 경찰의 연행에 순순히 응했으며 현재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원 씨는 경찰에서 "아침에 뉴스를 보다 숨진 해경 특공대원에게 딸이 셋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나도 딸 셋이 있어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중국 대사관 문이라도 한번 들이받고 항의할 뜻으로 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원 씨가 들이받은 버스 안에 전경이 타고 있었다는 점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과 공용물 손괴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연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모두 진술 단계여서 신병처리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며 "사안이 중하기는 하나 전과가 없어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좀 더 조사를 해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중국대사관 앞에는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중국 정부를 규탄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려는 취지로 오후 2시부터 1시간20분가량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차량 돌진 사태를 목격한 강 의원은 이후 종로서를 찾아 원 씨와 경찰 관계자를 면담하고 원 씨의 변론을 무료로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의원은 "시민이 연행되기에 사정을 알아보고 도울 부분은 도우려고 왔는데 원 씨가 변호를 요청해 무료로 변론해주기로 했다"며 "우발적인 일이고 동기 역시 참작할 부분이 있는 만큼 약한 혐의가 적용되도록 애써볼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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