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수능에 정시 불안”… 수시경쟁률 88:1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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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모집 “붙고보자” 복수지원… 수험생 감소에도 경쟁률 상승

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수시 2차 모집을 하는 대학들의 경쟁률이 예년보다 크게 웃돌고 있다. 수능이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정시 합격을 확신할 수 없는 수험생들이 대거 수시로 몰려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5일까지 원서접수를 마친 수도권 대학 모두 작년 경쟁률을 크게 넘어섰다. 지난해 47.3 대 1이었던 숙명여대의 경쟁률은 올해 60.8 대 1로 껑충 뛰었다. 계열별로는 인문계열의 사회심리학과(73.7 대 1), 자연계열의 의약과학과(88.3 대 1)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단국대 죽전캠퍼스도 경쟁률 53.1 대 1로 원서접수를 마감해 지난해 49.6 대 1보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5명을 뽑는 사학과에만 366명이 지원해 73.2 대 1의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천안캠퍼스의 경쟁률도 지난해 25.5 대 1에서 31.6 대 1로 올랐다.

경원대와 가천의과학대가 통합한 가천대의 경쟁률은 38.8 대 1로 집계됐다. 가천대 관계자는 “지난해 경원대 수시 2차가 37.9 대 1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경쟁률은 개교 이래 최고”라고 밝혔다. 공립대인 인천대도 14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13 대 1로 송도캠퍼스 개교 이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전형이 34.9 대 1로 가장 높았다.

이런 경향은 원서접수 마감을 앞둔 건국대 동국대 이화여대 홍익대(17일까지), 명지대 성신여대(18일까지), 서울시립대(23일까지) 등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험생은 수능 접수인원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만8500여 명 줄었다. 그런데도 수시 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쉬운 수능’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전문가들은 “쉬운 수능 여파로 정시 합격의 불안감이 높아져 여러 대학에 중복 지원하는 경향이 심해졌다”고 분석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학생부 중심 전형은 작년과 비슷한 경쟁률을 보이겠지만 적성검사나 논술을 보는 전형은 역전을 노리는 수험생이 많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학별고사가 합격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복지원의 여파로 중하위권 수시 충원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수시 충원모집이 실시되면 중복 합격자가 상위권 대학으로 대거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은 빠져나가는 수험생보다 충원 합격으로 들어오는 수험생이 많아 수시 충원율이 크게 높아지겠지만 중하위권 대학은 정반대 현상이 빚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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