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논술고사 어렵지 않게 출제 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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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들 “너무 어렵다” 민원
대학에 권고… 강제력은 없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4일 “논술고사 문제를 공교육 내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어렵지 않게 출제해 달라”고 대학들에 권고했다. 수시 1차 논술고사를 치른 수험생들이 “문제가 지나치게 어렵다”고 민원을 제기한 데 따른 조치다. 그러나 우수 학생을 선발하려는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논술을 어렵게 출제하는 상황에서 대교협의 권고가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각 대학의 논술 문제에는 일반 고교생 수준에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지문이 많았다. 예를 들어 연세대 인문계열 논술고사에서는 국제적 과학학술지인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을 비롯해 여러 편의 어려운 학술 논문이 제시됐다. 자연계열에서도 고난도 수학 문제가 나왔다. 논술보다는 주관식 문제에 가까웠다.

이화여대는 올해부터 영어지문을 출제했고, 다음 달 수시 논술고사를 치를 고려대는 인문계열에서도 수학 계산 문제가 2문제 나올 예정이다. 수험생들은 물론이고 학원들도 “논술이 사실상 지필고사 형태의 본고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계에서는 강제력이 없는 대교협의 권고는 큰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변별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인 논술을 대학들이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며 “정부 차원의 제재가 아닌 단순한 권고만으로는 논술이 쉬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수험생이 논술에 충분히 대비하도록 시험에 앞서 출제 유형과 취지, 문항 수, 시험시간, 난도를 예시문항과 함께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수험생을 위한 온·오프라인 특강을 마련해 달라고 대학에 권장했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의 대학이 시행하고 있다. 논술의 난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교육계의 평가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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