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화력발전소 유치’ 찬반논쟁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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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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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주민들이 화력발전소 유치를 희망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주민들이 화력발전소 유치를 희망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포항시 제공
화력발전소는 지역 미래를 위한 불빛이 될까, 환경을 망치는 애물단지가 될까. 전국에서 화력발전소 유치를 둘러싸고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환경단체들이 반대하면서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 포항시 “주민 뜻이 유치 기준”

포항시는 올해 7월 다국적 전력기업인 MPC와 화력발전소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계획이 확정되면 2018년까지 7조6000억 원을 들여 5000MW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한다. 경북 포항시는 이달 7일 화력발전소 예정지를 확정할 계획이었지만 한 달 뒤로 일정을 미뤘다. 논란이 있는 만큼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유치를 원하는 남구 구룡포읍과 장기면 동해면, 북구 송라면 청하면 등 5개 읍면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었다. 유치에 따른 지원금을 비롯해 숙원사업 해결 등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많지만 환경오염을 우려한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시의회도 포항시에 “신중하게 추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20일 “환경적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주민들의 뜻”이라며 “한 달간 충실하게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남해군은 타당성 조사 중

㈜한국동서발전은 경남 남해군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내년 3월까지 진행한다. 서면 일반산업단지에 207만1220m²(약 62만7600평)에 6조6000억 원을 들여 설비용량 4000MW 규모의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계획을 올 7월 남해군에 제안하면서 사업이 시작됐다.

발전소 건설 여부가 확정되면 2014∼2022년 건설공사가 진행된다. 예정대로 될 경우 남해군은 완공 때까지 유치지원금 1200억 원을 비롯해 가동 후 40년간 해마다 47억 원 등 모두 3300억 원 이상의 지원금을 받는다. 한국동서발전 관계자는 “투자비 20%는 친환경 시설에 들어갈 것”이라며 “옥내 저탄장(석탄저장소) 및 석탄재 재활용을 통해 매립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남환경운동연합은 “화력발전소가 생기면 깨끗한 생태환경을 자랑하는 남해의 이미지가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해군 관계자는 “용역 결과에서 환경피해가 심한 것으로 나오면 유치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 강원도는 3無 발전소 착공

STX에너지가 강원 동해시 북평동 일대에 추진하는 석탄화력발전소는 지난해 12월 지식경제부의 전력수급계획안에 건설 계획이 반영돼 유치가 확정됐으며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이지만 주민 반대에 부닥쳤다. STX에너지는 약 2조 원을 들여 2016년까지 500MW급 화력발전기 2기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동해시는 “공해 방지를 위한 최첨단 발전소를 건립하면 수용하겠다”는 북평동번영회의 조건부 찬성에 따라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일자리 창출, 세수 증대, 주변 지역 지원사업 효과가 고려돼 지자체 차원에서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환경오염 가능성을 이유로 반대했고 환경단체들까지 가세해 난항을 겪고 있다.

또 인근 삼척 시민들은 건립 예정 용지가 삼척에 인접해 공해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연우 삼척발전시민연합 대표는 “화력발전소 예정 용지 반경 10km 이내에 삼척과 동해시민 10만여 명이 산다”며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거공간에서 최대한 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6월 삼척시 원덕읍에 착공된 ㈜한국남부발전의 ‘삼척그린파워 종합발전단지’는 주민 청원으로 유치에 성공했다. 친환경 발전소라는 점이 주민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발전단지는 석탄재 처리장과 저탄장, 폐수가 없는 3무(無) 발전소인데 2020년까지 6조 원가량을 들여 5000MW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남해=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동해·삼척=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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