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우 前수석, 9시간째 고강도 조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1일 0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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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로비스트 박태규씨에게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구명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의혹이 있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소환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거물급 로비스트 박태규씨에게서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구명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의혹이 있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소환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저축은행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21일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9시간째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김 전 수석에게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지난해 부산저축은행그룹 측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기소) 씨와 빈번하게 접촉한 경위와 박 씨가 제공했다고 진술한 1억원 상당의 금품수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또 김 전 수석이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검사를 무마하고 퇴출을 막아달라는 박 씨의 청탁에 따라 금융당국 고위층에게 실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캐물었다.

하지만 김 전 수석은 박 씨와의 친분관계만 인정할 뿐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받거나 로비를 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변호사 입회하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확인할 내용이 많아 자정은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박씨로부터 부산저축은행그룹 구명 청탁과 함께 상품권, 골프채 등 1억원 안팎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씨로부터 김 전 수석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통화 내역과 골프라운딩 기록 등을 분석해 박 씨가 작년 4월부터 김 전 수석과 90차례 이상 전화 통화를 하고 수차례 골프 회동을 한 사실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김 전 수석이 금융당국 고위층에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 등을 한 것으로 보고 영장을 발부받아 김 전 수석의 통화내역을 분석했다.

또 통화한 고위 인사가 부산저축은행 감독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 등 관련성을 살펴보고 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변호인을 대동하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도착, '구명 로비 청탁을 받았느냐',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구체적인 혐의 사실을 확인한 뒤 김 전 수석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나 알선수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을 일단 귀가시킨 뒤 사전구속영장 청구 절차를 밟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조사상황에 따라 긴급체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은 검찰에서 소환통보를 받은 지난 15일 사표를 내 수리됐다.

김 전 수석은 언론인 출신으로 현 정부 초기인 2008년 청와대에 합류해 정무2비서관, 정무기획비서관, 메시지기획관, 기획관리실장 등을 지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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