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인 카드깡’ 해외도박… 회사 선불카드 절도…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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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자회사 GKL… 내부감사서 직원 비리 적발

공기업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직원들이 해외 원정도박을 하거나 회사 금고에서 선불형 관광카드를 훔쳐 도박 자금으로 이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GKL은 한국관광공사 자회사로 서울과 부산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 곳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GKL 내부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부산롯데점 영업지원팀 소속 직원 A 씨는 2010년 8월 법인카드로 상품권 1200만 원어치를 구입해 되팔았다. A 씨는 이렇게 마련한 현금 1000여만 원을 서울지역 카지노바에서 모두 탕진했으며, 같은 달 회사 금고에서 선불형 관광카드 3000만 원어치를 훔쳐 현금으로 바꾼 뒤 마카오로 출국해 모두 도박에 사용했다. 또 A 씨는 마카오에서 도박을 하기 위해 법인카드로 2700여 달러를 속칭 ‘카드깡’으로 마련하기도 했다.

마케팅지원팀에서 근무하는 직원 B 씨는 ‘업무 수행상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카지노를 출입해서는 안 된다’는 사내 윤리규정을 위반하고 2009년 8월과 2010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마카오의 한 카지노에서 100여만 원의 게임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 2010년 4월 힐튼점의 직원 C 씨는 국제마케팅팀 사무실에서 선불형 관광카드 6500만 원어치를 훔쳤다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자수했다. C 씨는 이후에도 무단결근을 하는 등 근무에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절도 금액 등을 회사에 반납해 법적 처벌 등은 면했으나 회사 측은 도박 중독 등으로 직장 질서를 문란하게 한 점에 대해 책임을 물어 이들을 모두 해임했다.

심재철 의원은 “사행산업의 주체로서 더 엄격한 근무기강을 갖춰야 할 직원들이 오히려 근무기강이 매우 해이했다”며 “인사시스템을 개선하고 징계수위를 대폭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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