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도초면 외남리 성창염전에 설치된 천일염 컨베이어. 이곳에서는 염부들 대신 자동화된 컨베이어가 천일염을 운반한다. 성창염전 제공
전남지역 천일염 생산시설(염전)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 현대화 사업이 3년 전부터 추진되고 있지만 막대한 사업비, 염전의 영세화, 인력 고령화 등 삼중고에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는 전남지역 염전 1000곳(3007ha) 가운데 현대화 사업이 이뤄진 곳은 10% 정도로 추정된다고 21일 밝혔다. 전남지역은 2008년부터 3년간 전국 천일염 생산량 98만 4232t 가운데 85만7132t(87%)을 생산하는 주산지다. 하지만 2009년부터 추진된 염전 현대화 사업은 사업비 부담의 문제로 현재 진척이 더딘 상태다. 기존 염전시설을 친환경자재로 모두 바꿀 경우 염전 1∼3개를 살 정도의 큰돈이 들어간다.
박성창 씨(60)는 2007년부터 5년간 자신의 전남 신안군 도초면 외남리 성창염전에 8억 원을 쏟아 부었다. 박 씨는 “시설개선으로 최고급 친환경 천일염을 생산한다는 명성을 얻었지만 주변에서는 언제 투자금 8억 원을 회수하겠냐며 갸우뚱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염부들이 고령화되고 염전이 영세한 것도 현대화를 더디게 하고 있다.
천일염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는 것도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천일염 한 포대(30kg들이) 가격은 2008년 3월∼지난해 8월 6000∼7000원대를 고수하다가 천일염 명성이 알려진 지난해 9월부터 1만 원대로 올랐다. 일본 원전 사건이 터진 올 4월경 2만5000원까지 올라 반짝 특수를 누리다가 다시 1만 원 대로 내려갔다.
전남도 등 자치단체는 185억 원을 들여 염전 바닥재(616ha)를 친환경자재로 바꾸고 186억 원을 투자해 천일염산지종합처리장(11곳)을 지었다. 또 소금창고나 바닷물 저장고(해주)·천일염 포장재 개선사업 등을 펼쳤다. 천일염 생산자나 자치단체 모두 염전 환경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염전 1000곳을 한꺼번에 현대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김범준 신안천일염생산자연합회 총무는 “회원들 사이에서는 각종 지적과 논란을 극복하여 천일염을 세계 최고의 소금으로 만들자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시설 지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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