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사진가의 독도사랑

  • 동아일보

김종권 씨 독도 사진 홍보관… 섬진강문화학교에 4년째 전시

전남 곡성군의 한 시골 폐교에 국내 유일의 독도 사진 홍보관이 4년째 운영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곡성군에 따르면 곡성군 죽곡면 섬진강문화학교는 2007년 7월부터 학교 2층에 독도 사진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옛 동계초등학교 교사에 들어선 섬진강문화학교는 40여 년 동안 사진작가로 활동했던 김종권 씨(59·사진)가 개설한 곳이다. 폐교 교실 9칸에는 김 씨가 직접 촬영한 독도 사진 200여 점과 남도 사진 300여 점, 곡성 풍광을 담은 사진 100여 점 등 모두 6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김 씨는 독도 사진을 상설 전시하고 전국 순회 사진전을 8차례 개최할 정도로 독도 마니아다.

김 씨는 1992년부터 50여 차례나 독도를 방문했다. 한 번 방문할 때마다 짧게는 1주일, 길게는 한 달 정도 머물며 독도 비경을 카메라 앵글에 담았다. 그가 찍은 독도 사진은 외교통상부와 국가정보원, 외국기자단 등에 배포될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김 씨가 독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울릉도 성인봉에 우연히 오른 것이 계기가 됐다. 김 씨는 “울릉도에서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성인봉에서는 독도가 보였다”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독도 촬영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04년 독도에서 사진 촬영을 하다 크게 다쳤으나 높은 파도와 강풍으로 4일 동안이나 육지로 이송되지 못했다. 당시 죽을 고비를 맞았던 김 씨는 “살아 돌아간다면 항상 외로운 섬 독도를 세상에 알리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김 씨는 이후 폐교였던 동계초등학교에 섬진강문화학교를 만들고 독도 사진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 김 씨는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계속되는 만큼 독도 문제가 끝난 것이 아니라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며 “국민의 상당수가 독도에 대해 자세히 모르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섬진강문화학교 2층 독도 사진 홍보관에 더 많은 관람객이 찾아와 우리 땅 독도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되새기기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만여 명이 섬진강문화학교를 방문했다. 김 씨는 “무료로 해야 하지만 시설 운영비 때문에 관람료를 받는 것이 못내 아쉽다”며 “학생들 무료 체험학습이 가능하도록 최소한의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곡성=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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