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한상률씨 자택서 그림 10여점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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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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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갤러리등 3곳 수색… 재산신고 안돼 추가비리 가능성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도 “설명 필요하면 규명할 것”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2부(부장 최윤수)가 3일 한 전 청장의 자택과 한 전 청장이 고 최욱경 화백의 추상화 ‘학동마을’을 구입했던 화랑 등 세 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경 검사와 수사관 20여 명을 경기 고양시의 한 전 청장 자택, 서울 종로구 가회동과 강남구 청담동 두 곳에 위치한 서미갤러리에 보내 학동마을 거래와 관련된 자료를 확보했다.

2년 만에 귀국한 한 전 청장을 지난달 28일 소환 조사한 검찰은 한 전 청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 가운데 그림 로비 의혹 규명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한 전 청장이 여권 실세들을 상대로 국세청장직 유지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과 ‘박연차 게이트’ 수사의 단초가 된 태광실업 세무조사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거나 범죄가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데 반해 그림 로비 의혹은 사실일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3일 압수수색도 이 같은 흐름에서 이뤄진 것이다. ‘2007년 1월 500만 원에 그림을 구입해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대가성 없는 선물로 건넸다’는 한 전 청장의 주장을 뒤집을 증거를 확보해 한 전 청장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인 셈.

수사팀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한 전 청장의 다른 비리 혐의가 포착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한 전 청장의 집에서는 그림 10여 점이 발견됐고 검찰은 이를 모두 압수해 유명 그림의 진품 여부와 보유 경위를 확인하기로 했다. 동아일보가 2008년 3월 28일자 관보에 공개된 한 전 청장의 재산신고 내용을 확인한 결과 미술품은 한 점도 포함돼 있지 않아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들 그림 역시 한 전 청장이 이권과 관련해 받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수사가 확대될 수도 있다. 한 전 청장은 서미갤러리에서 학동마을 외에 그림 4점을 더 구입해 로비용으로 썼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 등을 마친 뒤 다음 주에 한 전 청장을 다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2008년 초 삼성 특검의 수사를 받아 주목받았던 서미갤러리는 이번에 학동마을의 판매처로 압수수색을 당해 다시 유명세를 치르게 됐다.

한편 검찰은 정치권 등 각계의 이목이 집중된 사건인 만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모두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3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의 실소유주가 이명박 대통령이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냐’는 질문에 “수사 결과를 내놓을 때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뭔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해 이 부분도 명확하게 진상을 가릴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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