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결국 백신 접종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구제역이 22일 최고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강원도에까지 상륙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는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백신 접종 지역과 범위는 23일 결정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강원 평창군 대화면 신리와 화천군 사내면 명월리, 춘천시 남면 가정리 한우농가의 구제역 의심신고에 대한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 조사 결과 양성으로 판명됐다고 22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경기 북부에 이어 강원도까지 확산된 것이다.
여기에 강원 횡성군 횡성읍 학곡리, 원주시 문막읍 취병리, 양양군 양양읍 거마리의 한우농장에서도 이날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 당국이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21일 접수된 경기 김포시 월곶면 갈산리 돼지농장과 포천시 관인면 중리 한우농장의 의심신고도 양성으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구제역은 3개 도 16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1차 저지선으로 설정했던 경북은 물론이고 2차 저지선인 경기 북부마저도 속절없이 뚫리면서 방역 당국은 기존 방역대책만으로는 구제역의 전국 확산을 막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백신 접종을 결정했다. 방역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하고 소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지역 백신(링백신) 접종을 시작하기로 했다.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은 “구제역 확산을 방지하고 청정국 지위를 조속한 시일 내에 회복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지역과 범위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의 소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한 뒤 이르면 23일 가축방역협의회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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