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화천 구제역 발생…청정지역 뚫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2일 0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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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구제역 백신접종 여부 신중 검토
김포.포천.연천도 구제역..경기북부 전역이 구제역

경기북부 전역으로 사실상 구제역이 확산된데 이어 최고의 청정지역으로 꼽히는 강원 평창 지역에서도 22일 구제역이 확인됐다.

이처럼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정부는 이날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구제역방역대책의 마지막 수단인 `예방백신' 접종의 타당성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강원 평창군 대화면 신2리 한우농장, 경기 포천시 일동면 사직3리 한우농가, 경기 연천군 전곡읍 양원리 돼지농가에서 들어온 의심신고가 구제역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내 최고의 한우브랜드 생산지인 강원 평창에서 구제역이 발생한데다 강원 화천의 한우농가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된 상태여서 정부 당국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또 경기 포천과 연천에서도 추가로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경기북부 지역은 사실상 구제역으로 초토화됐다. 경기북부 가운데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은 남양주, 구리, 의정부, 동두천 등 4곳 가운데 남양주를 제외한 3개 지역은 축산농가가 거의 없는 지역이다.

농식품부는 "22일 오후 4시 유정복 장관 주재로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예방백신 접종 여부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은 지난 2000년 구제역 당시 단 한 차례 사용했던 처방으로 예방접종 중단 뒤 1년이 지나야 구제역 청정국 지위가 회복될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만만치 않아 세계 각국이 꺼리고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가축 10만 마리를 기준으로 백신을 처방하면 6억원가량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에는 한우 300만마리, 돼지 1천만마리 정도가 사육되고 있다.

백신 접종 여부와는 별도로 정부는 강원, 경기북부 지역의 구제역의 확산 원인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경기 파주의 분뇨처리시설업체 관계자가 지난달 17일과 25일 두 차례에 걸쳐 경북 안동 지역을 방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이를 통해 경북 지역 구제역이 경기 북부로 전파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경기 가평과 파주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한우농가 관계자가 소매매를 해온 것으로 알려져 이를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됐는지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재 구제역은 의심신고 62건 가운데 안동, 예천, 영주, 영양, 파주, 양주, 연천, 고양, 가평, 포천, 평창, 화천 등 13개 지역 44건이 구제역으로 판정됐다. 또 경북 일부 지역 한우농가에서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는 과정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돼 전체 구제역은 3개 시.도 16개 지역에서 48건으로 늘었다.

이번 구제역으로 지금까지 1289농가의 소, 돼지, 사슴, 염소 등 22만4605마리의 가축이 살처분·매몰돼 살처분 보상금만 23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피해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역대 최대를 넘어섰다.

경기북부의 방역망이 뚫리면서 구제역이 전파된 강원 평창은 국내 최대의 한우연구기관인 대관령 한우시험장을 사수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시험장 직원의 출퇴근은 물론 차량통행을 전면 금지했다.

경기도는 수의대 학생과 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원 등 100명으로 별도의 `광역기동대'를 편성, 긴급방역에 나서는 한편 소독 약물의 결빙으로 인해 방역에 차질을 빚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약물 탱크에는 열봉, 자동 살포기에는 열선을 설치해 야간방역에도 차질이 없도록 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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