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첨복단지 운영 재단 출발은 했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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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진 14명으로 재단 창립 적임자 못찾아 이사장 못뽑아 “이사 전문성 부족” 논란 시끌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총괄 운영하는 법인 재단이 설립됐지만 출발부터 불안하다. 이사장이 선출되지 않아 직무대행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재단에 대한 이상과 비전이 부족하다는 등 성공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됐다.

○ 사업 본궤도 신호탄

3일 오후 대구시청 상황실에서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김범일 대구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경북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가칭) 창립총회가 열렸다.

재단이사진은 학계를 비롯해 의학계, 산업계, 정부 관료 등 14명으로 구성됐다. 당초 이사장 1명을 포함해 15명으로 출범할 계획이었으나 적임자가 없어 임시 직무대행 체제로 시작한다. 이사회는 이날 안건으로 재단 설립 취지문과 정관을 통과시켰다.

재단 조직은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행정지원부 등으로 구성된다. 글로벌 수준의 신약 및 첨단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 활성화, 우수인재 유치, 전문인력 양성, 기금 및 펀드 조성 등도 추진한다. 재단 평가는 3년을 주기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12년까지 동구 신서혁신도시 103만 m²(약 31만 평)에 조성되는 첨복단지 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이곳에는 합성신약과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첨단의료기기 개발 사업이 특성화된다.

진 장관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신약개발은 물론이고 첨단의료기기 국산화 등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대구시는 첨복단지 내에 재단 건물을 세우고 법인에 근무할 인재를 유치하는 등 실질적인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해결해야 할 과제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걸음마를 시작했지만 갈 길은 멀다. 여러 난관을 넘어야 할 처지다. 먼저 운영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이사장 선임이 급선무다. 대표 없이는 운영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복지부는 9월 이사장 공개모집에 나섰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첨복단지 성공을 위해서 우수한 전문가를 선발해야 한다”면서 “조만간 재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사진 구성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대구한의대는 진흥재단이 비전도 없고 전문성마저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의대는 첨복단지가 수년 전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하고 있는 일들을 답습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전 세계가 천연신약물 개발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는데 한 세기 전 선진국이 시작했던 합성신약물 개발을 이제야 한다는 것은 첨복단지 운영의 기본 철학조차 없는 발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의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의서한을 최근 대구시에 전달했다.

한의대 관계자는 “충북 오성단지의 운영법인 이사는 철저히 전문성 위주로 짜인 반면 대구경북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의 경우 기준 없는 나눠먹기로 구성됐다”고 비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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