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직접 보고 만지고 실험 통해 다진 체험학습, 과학고 합격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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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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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이 쏙쏙, 기억에 오래 남고 창의성도 쑥쑥
전문가들 “초등저학년 때부터 실험 자주 해봐야”

《서울 구암중 3학년 김정현 군(14)은 올해 18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에 최종 합격했다. 김 군은 서류심사(1단계)부터 지필평가(2, 3단계), 과학캠프(4단계)까지의 모든 입시전형을 통과할 수 있었던 비결로 올해 3월부터 교육청 영재교육원에서 꾸준히 과학실험을 해온 것, 평소 과학적 원리를 만화 등으로 쉽게 설명한 책을 읽어온 것을 꼽았다. “지필평가에서 창의성을 요하는 심화과정의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내고 2박3일간 진행된 과학캠프에서 실험평가와 토론활동을 잘해낸 것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 같다”고 했다.》
이제 과학 창의성, 과학 사고력, 실험 탐구능력은 자연계 성향의 상위권 학생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핵심 경쟁력이 됐다. 올해 과학영재학교 입시의 특징은 이러한 능력을 측정하는 평가가 많았다는 것. 지필평가로 실시된 2, 3단계 전형에선 영재성 기초평가와 창의적 문제해결력 검사가 이뤄졌다. 4단계 전형에 해당하는 과학캠프에선 개별 및 조별 실험, 토론 등이 진행됐다.

서울·경기지역 과학고 입시에서도 과학 사고력과 실험 탐구능력은 더욱 중요해졌다. 정원의 70%를 선발하는 ‘과학창의성 전형’에서 올해 처음 과학캠프가 실시되기 때문. 교육과학기술부의 올해 초 발표에 따르면 과학고 과학캠프는 △창의 실험 설계 △발명 아이디어 찾기 △개인 및 집단 면접 △과학잡지 제작 등 여러 평가도구를 통해 학생의 과학 창의성을 측정한다.

그렇다면 과학영재학교 및 과학고 입시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선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유초등 영재교육 전문업체인 하늘교육 윤석원 교재연구소장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실험 위주의 개념학습을 통해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을 높이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 과학실험으로 기른 창의성, 영재학교 입시에 유리해

김 군은 매주 영재교육원에 다니면서 교과과정에 나온 과학지식을 실험을 통해 체득했다. 예컨대 비커에 담긴 물에 클립을 넣는 실험으로 고등학교 화학Ⅰ 과정에 나오는 물의 ‘표면장력’을 배우는 식. 김 군은 “클립 한 통을 다 넣어도 물이 부풀어 오르기만 하고 넘치지는 않는 모습을 보며 과학개념을 쉽게 깨달을 수 있었다”면서 “직접 보고 만지는 실험학습은 책으로만 과학원리를 익히는 것보다 훨씬 오래 기억에 남고 나중에 관련 문제가 나와도 개념을 헷갈리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실험을 통한 학습은 서울과학고 입시에서 효과가 나타났다. 과학캠프에서 이뤄진 실험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 특히 설탕물, 대못, 스티로폼, 컴퍼스 등을 준비물로 주고 임계각 관련 실험을 설계, 수행하게끔 하는 평가에서 김 군은 모범답안에 근접한 실험결과를 도출했다. ‘작도하여 임계각을 구하고 실험결과를 쓰고 그래프를 그려라’ ‘설탕물의 농도에 따른 임계각의 변화를 쓰고 그 이유를 설명하라’처럼 실험결과를 분석해야 하는 서술형 문제 답안도 어렵지 않게 작성했다. 김 군은 “그동안 실험을 설계하고 실험기구를 다루는 연습, 탐구 보고서를 작성하는 연습을 해왔기에 비교적 쉽게 과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과학영재학교 및 과학고 입시는 평소 과학실험을 자주 접한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올해 과학영재학교 과학캠프에서 진행된 실험평가들을 살펴보면 △서울과학고는 효소 활성·전향력·임계각 등과 관련한 실험 △경기과학고는 물을 전기 분해하고 물전지를 만드는 실험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물시계에서 흘러나오는 물의 속력을 측정하는 실험 등이다. 책에서 나온 실험과정을 달달 외우기만 한 학생은 직접 실험을 설계, 수행해야 하는 평가에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지필평가 또한 실험을 응용한 중학 심화수준의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예를 들어 서울과학고 3단계 전형에선 페트병 그림을 주고 ‘빨대 3개를 사용해 다음 페트병에 물을 부었을 때 분수가 나오도록 설계하라’는 서술형 문항이 나왔다.

하늘교육 교재연구소 진현주 과학팀장은 “가설 설정, 실험 설계, 결과 작성까지의 실험과정을 직접 해보는 것이 좋으며, 실험에 실패했을 땐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놀이형식의 실험을 통해 과학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실험 보고서 작성·독서로 표현력 길러야


실험을 수행하는 능력뿐 아니라 과학적 표현력도 중요하다. 실험과정과 결과를 과학개념을 활용해 글로 써낼 줄 알아야 한다. 지필평가에서는 물론 과학캠프의 실험평가에서도 서술형 답안을 논리적, 체계적으로 작성하는 능력이 중요하게 평가되기 때문이다.

평소 과학실험을 할 때 가설 설정부터 결론 도출까지의 탐구과정을 보고서로 작성해 보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다. 명확한 과학용어를 사용해 체계적인 형식을 갖춘 보고서를 쓰는 것이 좋다. ‘자료조사→탐구방법 설계→탐구 수행→결과 정리 및 해석→결론 도출’에 이르는 과정을 정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과학 잡지나 서적을 많이 읽는 것도 과학적 표현력과 사고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올 초 서울 성북교육청 영재교육원에 합격한 서울 매원초 6학년 양세준 군(12·서울 성북구)은 “2년간 매주 일요일 대형서점에 들러 8종류의 과학 잡지를 모두 읽었다”면서 “영재교육원 선발시험에서 ‘보온병의 원리’를 묻는 문제 등 처음 보는 문제가 나오더라도 과학 잡지에서 읽었던 내용을 바탕으로 서술형 답안을 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학 잡지와 서적을 읽으면 과학영재학교 및 과학고 입시의 토론, 면접을 대비할 때도 도움이 된다. 과학영재학교 선발시험에서 많이 출제된 문제나 신문, 과학 잡지 등을 참고해 과학 이슈를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 해당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연습을 하면 토론능력을 기를 수 있다.

(도움말 하늘교육)장재원 기자 jj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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