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눈앞 닥친 ‘온실가스 감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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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가스배출 목표 관리제’ 시행 앞두고
광양만권 공장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등 준비

“A사가 감축한 온실가스 4500t을 t당 2만 원에 판매합니다. B사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 판매한 것을 9000만 원에 구입하겠습니다.”

전남 여수시가 운영하는 온실가스배출권시스템(yeosuets.net)에서 여수국가산업단지 화학 기업 9곳이 온실가스를 사고파는 가상거래다. 온실가스배출권시스템은 9월 13일 문을 열었다. 2개월 동안 온실가스 1만600t을 1억6000만 원에 거래했다.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를 연습하고 있다.

기업들은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안 시행을 앞두고 ‘시설 투자를 통한 에너지 효율 강화’나 ‘온실가스 배출권 구입’ 등 각자의 대응전략을 점검해 보고 있다.

전남지역 온실가스 배출량은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국 최고다. 전남지역 온실가스 상당량은 광양만권 화학·철강기업에서 배출되고 있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업체가 집중돼 온실가스 감축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광양만권에 있는 화학·철강 공장 가운데 내년 3월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적용을 받는 곳은 32곳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공장은 온실가스 관리실적을 정부에 제출하고 저감대책을 세워야 한다. 2013년에는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 적용을 받는다. 온실가스 저감대책을 지키지 못할 경우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방안 마련에 기업은 물론 자치단체나 시민사회단체까지 골몰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공장 해외이전이나 증설, 축소 등 산업지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2020년까지 8개 분야 25개 사업에 15조 원을 투자해 온실가스 배출 예상치를 31.5% 정도 감축하기로 했다. 여수시도 온실가스배출권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온실가스 저감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여수YMCA 등은 23일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 시행에 따른 대응 세미나를 개최해 대응책을 모색한다. 김대희 여수YMCA 정책기획국장은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세계적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며 “온실가스 감축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세미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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