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울산 대형할인점 ‘코스트코’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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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구 “영세상인 위협” 건축심의 반려… 일부선 “입점 환영”

미국계 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코스트코(COSTCO)의 울산 진출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코스트코가 입점 예정인 곳은 울산 북구 진장동 유통단지 3만593m²(약 9263평). 코스트코는 이곳에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짓기로 하고 8월 24일 북구청에 건축심의를 신청했다. 울산진장유통단지사업협동조합 측은 “미국계 대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진장 유통단지에 입점하면 외자 유치와 고용 창출 효과는 물론이고 소비자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러나 울산지역 중소상인들과 농민들은 코스트코의 입점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울산 북구에만 이미 대형 할인점이 네 곳이나 있는데 또 대형 할인점이 입점하면 중소상인들은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반대했다. 울산중소상인살리기네트워크 이승진 사무국장은 “코스트코가 입점하면 미국에서 저가 농수산물을 대거 들여와 유통시키기 때문에 상인들은 물론이고 농민들도 막대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북구의회가 최근 만장일치로 코스트코 입점 반대 결의문을 통과시켰다. 북구청도 코스트코의 건축심의를 18일 반려했다.

북구의 이런 조치에 반발도 만만찮다. 북구 홈페이지에는 “코스트코의 입점을 허락해 달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고모 씨는 “코스트코가 울산 북구에 입점하면 싼 가격에 물건을 사기 위해 울산은 물론이고 경주에서도 몰려들어 상권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진장유통단지사업협동조합 전병쾌 상무는 “북구청이 코스트코의 건축심의신청에 따른 교통영향평가 등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반려한 것은 수긍할 수 없다”며 “조만간 북구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소속인 윤종오 북구청장은 “코스트코 입점을 원하는 조합 측과 일부 주민들의 요구보다 지역 중소상인들과 농민들의 생존권 확보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건축심의를 반려했다”고 반박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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