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조현오… 유족들 “더이상 거론 않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1일 03시 00분


‘동물비하 발언’ 사과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천안함 유족에 사과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이인옥 대표(오른쪽)에게 ‘동물 비하 발언’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날 조 후보자는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유가족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고 유가족들은“조 후보자의 발언을 더는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천안함 유족에 사과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이인옥 대표(오른쪽)에게 ‘동물 비하 발언’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날 조 후보자는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유가족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고 유가족들은“조 후보자의 발언을 더는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천안함 46용사 유가족을 만나 논란이 된 ‘동물 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이에 유가족들은 조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더는 문제 삼지 않기로 했다.

천안함46용사유족협의회 유족 13명은 20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 15층 서경마루 회의실에서 조 후보자와 만나 10분가량 공개 면담을 한 뒤 1시간 40분가량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앞서 조 후보자는 엘리베이터 앞에 미리 나와 있다가 유족들을 맞이하며 고개 숙여 인사했다.

조 후보자는 공개 면담에서 “3월 기동부대 지휘요원 교육 시 사려 깊지 못한 발언으로 유가족에게 심대한 마음의 상처를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여러분의 비통한 마음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아니었고 천안함 희생 용사들에 대한 경건한 국민적 추모 분위기를 격조 높게 이어가기 위한 바람을 강조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나온 유족협의회 측은 “사과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가족협의회 차원에서 조 후보자의 발언을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며 “조 후보자는 약속한 대로 내주 초 현충원을 방문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정국 유족협의회 대변인은 “비공개 면담에서 일부 가족들이 조 후보자를 강하게 비난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조 후보자가 눈물을 흘리고 고개 숙인 채 묵언으로 청취하는 걸 보며 그의 발언에 다른 뜻이 없고 비하 의도가 없었다는 걸 느꼈다”며 “개별 가족은 몰라도 더 이상 협의회 차원의 항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후보자는 이날 비공개 면담에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등 논란이 된 발언과 관련해 자진사퇴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열심히 제대로 잘하겠다. 공직자로서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절제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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